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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물러나라’ 삼성 서포터스 응원 중지 |
프로축구 K-리그 '거대 구단'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올 시즌 성적부진에 따른 서포터스의 '저항'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 시즌 무패행진을 거듭하다 최근 2연패에 빠진 수원 삼성 서포터스는 5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를 맞아 '응원중지'라는 최악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수원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뒤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6무2패(승점15)로 리그 5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04년 K-리그 챔피언과 함께 이듬해 A3대회, 슈퍼컵, 삼성하우젠컵 등 4개 대회를 잇달아 석권했던 화려한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급박한 하락세를 맛봤던 수원은 올 시즌에도 '주포' 나드손이 복귀하지 못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한 때 리그 2위까지 올라섰지만 최근 2연패를 당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는 최근 홈페이지(www.bluewings.net)를 통해 "수원을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경기장 E석이나 W석 또는 N석 2층에서 조용히 경기를 관전해 주길 부탁한다"며 공식적인 응원전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랑블루는 이어 운동장 펜스에 내거는 걸개의 내용도 통일해 자신들의 주장을 선수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그랑블루는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나 독설이 아닌 팬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적절한 표현으로서 담아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서포터스의 '응원거부' 움직임에 구단은 당황스럽고도 서운하다는 반응이다.
오근영 수원 삼성 사무국장은 "서포터스의 팀사랑은 이해되지만 원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구단에 압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선수들도 2연패를 당해 심리적으로 힘든 데다 어린이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포터스 행동은 구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팀이 어려울 때 더 응원해 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FC 서울 역시 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팬들이 '[▶◀감독 퇴진]'이라는 리본을 달고 글을 올리기 시작해 구단 관계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FC서울은 최근 7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단 1득점에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올 시즌 11경기에서 단 7골 밖에 거두지 못하자 서포터스로부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항의를 받고 있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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