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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K-리그 재미를 보여주겠다” |
"K-리그가 재미있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팬들이 오시면 더 즐겁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천재 골잡이' 박주영(21.FC서울)은 5일 상암벌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홈 경기에서 무려 41일 만에 골맛을 본 것보다는 4만1천237명의 대관중 앞에서 골을 넣었다는 게 더 기쁜 표정이었다.
박주영은 지난 3월25일 제주 원정에서 헤딩으로 두 골을 넣은 뒤 K-리그 7경기에서 지독할 정도로 침묵했다. 7경기에 단 한 차례 교체도 없이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이 터지지 않은 건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상대 집중 마크에 옴쭉달싹 못하다 물러난 경기도 있었고 이렇다할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을 들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독일월드컵 본선 개막을 한달여 앞두고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만 갔다. 슬럼프가 길어지다보면 정작 중요한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감을 잃는 게 아니냐는 걱정어린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보란 듯이 골 감각이 살아있음을 과시했다.
후반 22분 김은중이 살짝 밀어준 볼을 잡자마자 자세를 낮춰 강력한 왼발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골키퍼가 도저히 손쓰기 힘든 완벽한 골이었다.
박주영은 "전반에 찬스를 잡았는데 골을 넣지 못해 후반엔 꼭 넣고 싶었다. 한동안 골을 넣지 못했지만 현재 컨디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이 K-리그 경기장을 더 많이 찾아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람이 많이 오면 더 기쁘고 즐겁습니다. 또 더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프로 리그가 재미있다는 걸 보여주겠습니다"
박주영은 오랜 침묵을 깬 이날 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골은 언제든 넣을 수 있고 리그를 재미있게 만드는 게 자신의 임무라는 것이다.
그는 "팀이 상위권과 승점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전기리그를 중위권으로 마치고 후반기에 반전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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