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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9 11:19 수정 : 2006.05.09 11:19

독일월드컵 축구 최종 엔트리 발표(5월11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9일.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의 한 명이자 현 대표팀 맏형인 최진철(35.전북 현대)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진철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축구선수로서 꿈의 무대인 월드컵에 가느냐 못 가느냐가 걸려 있기 때문에 나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기대되고 설레이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호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서 독일행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도 최종 엔트리 발탁 여부는 여전히 감독의 마음 속에 감춰져 있기 때문에 100%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는 하지만 맏형답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이 들지 못하면 자신보다 실망이 클 어린 선수를 다독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올 초 해외 전훈을 다녀온 선수 가운데도 탈락자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에는 3번 기회가 있다고 하잖아요. 한 번의 기회(해외전훈)를 통해 알려졌으니 다음에도 분명히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겁니다"

최진철은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지역 예선에는 나갔지만 정작 본선 무대와 인연이 없다가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깜짝 발탁'돼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 김태영과 함께 막강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2004년 12월 독일과 평가전 이후 대표팀을 떠났다가 10개월 만인 작년 10월 이란과 평가전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최진철은 후배들의 길을 자신이 막는 게 아닌가 싶어 갈등도 했지만 독일월드컵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자고 다짐,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최진철에게는 어느 때부턴가 `체력이 문제'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옥의 강행군'이라 불린 해외전지훈련을 갔을 때도 그랬고 올 전반기 빡빡한 일정으로 짜인 K-리그를 치를 때도 사람들은 유독 자신에게만 `체력이 달리지는 않느냐'고 묻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을 훌쩍 넘겼고 두 아이의 아버지다. 어버이날 아침에는 큰 아이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도 했단다.

하지만 최진철은 체력 얘기만 나오면 버럭 화를 낸다. 특히 히딩크호에서 `저승사자'로 불렸던 레이먼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가 대표팀에 합류, 강도높은 체력훈련이 예고돼 있는데도 의외로 담담했다.

"어린 선수들보다 더 잘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대표팀이 연마해야 할 것이 체력과 경험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해외 전훈 때는 경험 쌓기를 위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체력 훈련을 해야 할 때입니다. 2002년 때도 이 프로그램으로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최진철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분명히 16강에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유로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을 꼽았다. 다만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2년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며 "유럽이나 남미 선수처럼 개인기는 떨어지지만 체력과 정신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철은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우승후보 프랑스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첫 경기에서 맞붙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운 면도 있다"며 "앙리와 트레제게는 협력 수비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언한 포백(4-back) 수비라인에 대해서도 나름의 견해를 밝혔다.

"포백 수비가 전지훈련을 통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100% 적응하지는 못했다. 상대편이 움직일 때 수비수들은 일치된 생각으로 어떻게 공략할지를 떠올려야 하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남은 한 달 간 완성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최진철은 대표팀에서 은퇴할 계획이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나머지 인생을 살면서 후회가 없으려면 이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내 한 몸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어린 후배들 잘 다독여서 2002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월드컵 이후 체력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현역에서도 미련없이 떠나겠습니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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