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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7 20:42 수정 : 2006.07.17 20:48

신문선 <에스비에스> 해설위원 “심판도 빠른 경기 주도해야”
이용수 <한국방송> 해설위원 “단기적으로 유럽 경험 쌓아야”
차범근 <문화방송> 해설위원 “리그-대표팀 상생길 찾아야”

2006 독일월드컵 경기를 현지에서 생중계한 신문선 〈에스비에스〉, 이용수 〈한국방송〉, 차범근 〈문화방송〉 해설위원(가나다순)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드러난 세계축구의 새 흐름을 짚어보고, 한국축구 발전방향도 제시했다.

“심판도 빠른 경기 주도해야” 협회, 당장 월드컵 기술보고서 내야

신문선 〈에스비에스〉 해설위원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압박축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압박은 더 강해졌고, 공격과 수비의 좁아진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90분간 심장이 터질 듯 뛰고도 살아 남아야 하는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속도와의 전쟁’이 현대 축구지만 더 빨라졌다.

아시아축구는 여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일본축구는 기술이 있지만 후반 체력이 떨어졌다. 이란은 공·수의 간격이 벌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술은 유럽에서 통하지 않았다. 한국은 강한 체력을 자랑했지만, 기술이 없어 한사람도 제대로 제칠 수 없었다.

새로운 세계축구 흐름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K리그에서 ‘뻥축구’는 없어져야 한다. 브라질이나 유럽의 지도자들이 무슨 축구를 하는지 우리 지도자들이 심각히 생각해봐야 한다. 축구협회는 당장 월드컵에 대한 기술분석 보고서를 내야 한다.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흐름을 강의하고, 책자를 통해 선수들도 세계흐름에 대해 알도록 해야 한다. 심판들 교육도 빠른 경기를 운영하도록 방향을 맞춰야 한다. 마인드의 변화없이는 한국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국제축구연맹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은 “현대축구는 기술이 섬세해졌고, 더 빨라진 환경에 대응할 체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수비불안과 기술로는 단골로 나가던 월드컵 길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유럽경험 쌓아야”지금 K리그 수준의 움직임으론 안돼

이용수 〈한국방송〉 해설위원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공격의 3분의 1 지점, 즉 상대의 위험지역인 벌칙구역 근처에서 세밀함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탈리아·프랑스 등 세계적인 팀들은 이 지점에서 매우 위협적이었다. 골이 주로 결정되는 이 지역에서 좀더 안정적이고 세밀하게 그라운드를 지배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마지막 슈팅이 잘 안됐고, 골을 만드는 것에서 유럽팀들과 현격한 수준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한국팀에는 박지성·이영표 등 몇몇 유럽파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 대표 선수들은 K리그에서 뛴다. 이들 K리그 선수들이 만났던 국내리그 선수들과 월드컵에 나오는 선수들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 선수들이 세계적 수준의 상대가 펼치는 수비나 압박에서 여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평상시 K리그에서는 여유를 찾았던 선수들도 월드컵 무대에서는 당황했다. K리그 수준의 움직임으로는 시간, 공간, 기술적 차원에서 상대를 제압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이런 까닭에 공 컨트롤과 슛을 잘 할 수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대표팀을 강화하는 방법은 가능한 한 많은 선수들을 유럽 등 큰 무대로 보내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다.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한 선수와 K리그에서만 뛴 선수의 차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K리그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


“리그-대표팀 상생길 찾아야”대표팀 위주 한계…30년간 결정력 부족

차범근 〈문화방송〉 해설위원

한국 축구는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부상 탈락한 이동국의 공백이 크게 작용한 점이 있다. 그러나 골 결정력 부족, 문전처리 미숙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30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부터 들었던 이야기이다. 이런 기술은 어렸을 때부터 선수들이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유소년 축구를 살리지 않으면 한국축구의 미래가 없다는 것은 여기에서 나온다. 어려서부터 축구를 한 선수와 나중에 시작한 선수는 문전에서 반응하는 것부터 다르다. 월드컵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축구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축구의 경쟁력 향상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K리그의 수준이 올라가야 하고, 대표팀과 프로리그의 공생적인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 예전에는 국내 축구수준이 열악했기 때문에 대표팀에 가면 잘 먹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가장 좋은 훈련은 바로 ‘경기’ 그 자체이고, 때문에 프로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

좋은 축구를 위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있는 날이 더 많으니 리그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 대표팀 위주의 행정이 바뀌고, 프로리그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리/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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