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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4 17:52 수정 : 2005.03.24 17:52

[김경무 기자의 축구 오디세이]

프로축구 FC서울 소속 박주영 등 3명의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출전이 축구협회와의 갈등으로 무산됐다. 프로축구를 희생하면서까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친선대회에 박주영을 굳이 출전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프로축구단에 불리한 축구협회의 ‘대표선수 차출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는 국제축구연맹(피파) 규정과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피파 규정을 보면, 국제친선경기는 경기 48시간 전에 선수를 소집할 수 있다. 게다가 피파가 정한 연간 국제경기 일정과 관계없이 열리는 국제경기에는, 클럽팀이 소속 선수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무리한 대표선수 차출을 막으려는 조처다. 수원컵이 바로 그런 경우다. 따라서, 수원컵에 선수를 보낼지 말지의 권한은 FC서울이 쥐고 있는 셈이다.

물론 축구협회 규정은 이와 다르다. 국내 친선대회는 개막 5일 전에 대표선수를 소집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수원컵이 프로경기 일정과 겹치면서 더욱 문제를 꼬이게 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예정돼 있어서, 24일부터 4월1일까지 프로축구 경기는 중단하기로 돼 있었다. 20일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프로경기를 살리기 위해 수원컵 개막일을 조금 뒤로 미뤘다면 차출거부 소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축구협회와 피파 규정의 괴리로 인한 축구협회와 프로구단의 갈등은 언제든 재연할 소지가 있다. 2005 세계청소년축구대회(20살 이하)가 6월10일(현지시각)부터 7월2일까지 네덜란드에서 열린다. 협회 규정대로라면 청소년대표팀은 대회 한달 전인 5월10일께 소집된다. 그런데 5월15일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시작된다. 다시 한번 FC서울 등이 선수 차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세계청소년대회 본선은 경기 14일 전에 대표선수를 소집하도록 한 피파 규정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청소년대표팀은 고교나 대학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한달 전 소집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프로선수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세계청소년대회라고 하지만, 프로선수들을 한달씩이나 대표팀에 묶어두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축구협회는 차제에 프로구단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표선수 차출 규정을 바꿔야 한다. 세상이 변하면 규정도 변해야 한다.


김경무 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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