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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청소년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구단들이 6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30일 전 소집에 따라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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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 희생 강요하는 대표차출 ‘15일·18일·22일·29일·12일·15일·19일·25일·29일·3일’. FC서울의 프로축구 정규리그(K리그) 경기는 5월15일 개막전부터 7월3일까지 약 1개월반간 10회에 이른다. 그러나 서울은 이 기간 동안 팀의 떠오르는 3인방 박주영·김승용·백지훈을 온전히 써 먹을 수 없다. 6월 열리는 2005 세계청소년축구대회(6.10~7.3·네덜란드)를 위해 대표팀에 파견해야 하기 때문이다. 팀의 공격 주축 3명을 보내야 하는 서울은 그야말로 ‘악’ 소리가 난다. 5월 하순에는 월드컵 중동 원정예선(6.3·우즈베키스탄, 6.8·쿠웨이트)을 치르는 성인대표팀에 김동진·김치곤을 보내야 한다. 주축이 다 빠져 휘청거리는 구단은 마지막 방편으로 ‘대표팀 차출기간 단축’을 요구한다. 이것이 지나친 요구일까?
박주영, 규정대로 따르면 10경기나 빠져 축구전문가 80~90% “소집기간 너무 길다” 박성화 감독 회견서 “현규정 지켜야”단호 ◇ 프로팀, “우리도 살자”= 현행 대한축구협회 규정에는 세계청소년대회 선수 차출 시점이 대회 30일 전으로 돼 있다. 그러나 구단은 “국제축구연맹(피파)의 14일 전 규정과 비교할 때 너무 길다”라고 반대한다. 한웅수 서울 단장은 25일 “대표팀의 중요성을 잘 안다. 그러나 프로가 살아야 대표팀도 있는게 아니냐, 팀이 망가지는데도 선수를 보내라고 하면 어떻게 구단을 운영하겠는가?”라며 항변한다. 서울쪽은 5월11일 청소년팀 소집일 대신, 피파 규정에 따라 청소년대회 14일 전인 5월27일 보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29일 서울 안방경기에 3명의 선수를 대표팀에서 내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청소년대표팀이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11일 소집 뒤 프로구단의 입장을 배려해 5월15일 정규리그 개막전에는 선수들을 보내겠다”며 “그러나 청소년대회 30일전 소집 규정은 지켜져야 하고, 부산 4개국 청소년대회(5.21~26)도 전 선수가 참여해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선수 소집기간 너무 길어= 한국축구연구소(이사장 허승표)는 최근 축구계의 화두로 떠오른 대표선수 소집규정 개선방안과 관련한 연구논문을 28일 발표한다. 3월21일부터 1개월간 피파, 일본축구협회, 잉글랜드, 브라질 규정을 면밀히 검토해 분석했다. 또 국내 13개 프로구단 전·현직 단장, 사무국장, 감독과 전·현직 각급 대표팀 감독, 축구전문가 등 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까지 포함해 대표선수 소집 시점은 대개 피파의 규정에 따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은 구단과 축구협회가 마찰없이 협조해 탄력성을 갖고 소집하고 있다. 신문선 선임연구원은 “응답자의 80~90%가 현행 대표선수 소집기간이 피파가 정한 규정보다 너무 길어,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 현장 축구감독들의 생각은?= 차범근 수원 감독은 “대표선수 소집기간에 대한 피파의 규정에는 나름대로의 검토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국제기준 쪽으로 맞추어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차 감독은 “프로 선수들은 대표팀에 소집될 때보다 프로팀에서 더 긴장하고 전투적인 경기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게 된다”며 “대표팀 소집 훈련이 반드시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청소년 대표선수를 한달을 앞두고 소집하는 것은 조금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와 대표팀이 모두 살 수 있는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감독은 또 “팀에서 실전 경험을 늘 하고 있다. 이것이 큰 힘이다”며 “세계대회에 앞서 조직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프로도 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전종휘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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