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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적인 리그 운영의 반복, 월드컵 4강의 시너지 효과 확산 실패, 축구시장의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미흡 등이 주원인이었다. 또 프로축구연맹 행정의 불투명성과 독립성 결여가 위기의 한 축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프로축구 출범 22년 만에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11일 곽정환 성남 일화 구단주가 프로축구연맹 회장에 뽑혔다. 이 선택은 프로축구의 심각한 위기를 직시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려 7년 동안 프로축구연맹 수장으로 재직하며 프로축구를 망친 유상부 전 회장이 후임 회장을 지명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더 나아가 프로축구를 살려야 할 길을 누구보다도 잘아는 각 구단 대표들과 축구협회 파견 대의원들의 선택은 프로축구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모든 대의원들이 얼굴마담 노릇만 했던 유 회장의 폐해를 잘 알고 있음에도 곽 구단주를 선택한 것은 자업자득과 인과응보라는 4자성어를 연상시킨다.
현 상황에서 프로축구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 수지개선을 위한 연구, 제도개선, 프로구단의 자생기반 구축 및 경쟁력 강화, 행정의 투명성 및 기능강화 등…. 그러나 전문성과 업무의 집중도가 결여된 회장을 선택함으로써, 프로축구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걱정과 우려 속에 출범하는 곽 회장 체제에 대해 축하의 덕담보다 프로축구발전을 위해 고언을 하고자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기’를 권한다.
프로축구연맹의 조직과 전문성을 보강하고 현 위기에 대한 실무 책임을 물어 조직 개편과 인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프로축구는 비즈니스이고 엔터테인먼트이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쇼다. 곽 회장은 이를 숙지해야 한다.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5개 구단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곽 회장은 자신의 역할에 따라 한국 축구의 회생이 좌우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올바른 행정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신문선/에스비에스 해설위원, 한국축구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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