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05 07:51
수정 : 2005.05.0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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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새벽(한국시간)열린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첫골을 뽑아낸 에인트호벤의 박지성이 팀 동료 이영표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에인트호벤이 3-1로 이겼지만, 원정다득점 우선 원칙에 밀려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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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태극듀오' 박지성(24)과 이영표(28.이상 에인트호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떨쳤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호화군단' AC 밀란(이탈리아)과의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각각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행 티켓은 AC 밀란에 넘겨주고 말았지만 태극듀오의 활약만큼은 이날 중계방송을 지켜본 전 세계 97개국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했다.
특히 박지성이 전반 9분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터뜨린 선제골은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사상 한국인이 처음으로 기록한 득점. 아시아 선수가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서 골을 넣은 것은 '78-'79 시즌 일본의 오쿠데라 야쓰히코(당시 FC 쾰른) 이후 박지성이 두번째다.
그것도 알렉산드로 네스타, 야프 스탐, 파울로 말디니, 카푸 등 세계 최고의 수비벽을 자랑하는 '우승후보' AC 밀란의 수비벽을 뚫어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잉글랜드나 스페인 등 빅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박지성의 이날 득점포는명문 클럽들의 스카우트에게 강한 인상을 심기에도 충분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원정 1차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마무리 부족으로 0-2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박지성은 이날 반드시 세골차 이상의 승리 또는2-0 승리 후 승부차기로 가야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초반 일찌감치 포문을 열어 팀 동료들에게 부담을 덜어줬다.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 반경을 과시한 박지성은 전반 26분에도 후방에서 볼을 가로채 상대 진영 한복판까지 단독 드리블한 뒤 왼쪽으로 볼을 찔러줘 절호의 역습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이영표가 상대 반칙을 유도해 프리킥 찬스를 잡았으나 베네고어 오브 헤셀링크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히는 바람에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박지성은 후반 4분 헤페르손 파르판의 패스를 베네고어가 흘려줘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추가골 기회를 잡았으나 발에 빚맞혀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왼쪽 진영을 누빈 이영표. 전반 중반부터 공격에 적극 가담해 여러차례 상대 반칙을 유도했던 이영표는 후반 20분 칼날같은 왼발 크로스로 필리프 코쿠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해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이영표는 그러나 팀이 연장전으로 넘어가기 직전인 후반 인저리타임 암브로시니에게 통한의 골을 허용하자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괴로운 표정을 지어보여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국내 축구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깝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예상외로 AC 밀란을 괴롭힌 태극듀오의 플레이만큼은 2002한일월드컵 4강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힘을 유럽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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