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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나는 ‘토종소비’ 씨 마를라
수비 영역도 무너지나?
한국 프로축구 무대가 공격 뿐 아니라 수비 영역에서도 ‘외국인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10일 현재 국군체육부대인 광주 상무를 제외한 12개 팀 가운데 절반인 6개팀이 외국인 수비수를 쓰고 있다. 대부분 가장 중요한 자리인 중앙에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는데, 각 팀 관계자들은 “노련해서 좋다. 체격이 좋아 안정감이 있다”며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국내 수비수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몸값 싸고 체격조건 뛰어나 선호현상 가속도
수원삼성·FC서울·대구FC등 벌써 6개팀 장악
◇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난 외국인 수비수= 수원 삼성이 지난해 아르헨티나 출신 중앙 수비수 무사를 영입하면서 전반적으로 중앙수비에 외국인 선수를 쓰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말로 칼을 쓰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무사는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공중볼을 낚아채고, 후방에서 길게 내주는 패스 등으로 수원 전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구FC도 지난해 브라질 출신의 산티아고를 영입해 중앙수비를 맡기고 있으며, 올 시즌에는 FC서울이 포르투갈 출신 프랑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애초 이민성에 밀려 측면을 맡았던 프랑코는 최근 이민성을 벤치로 몰아내고, 주전 중앙수비수로 자리를 굳혔다. 이밖에 수원은 수비수 보강을 위해 올 시즌 크로아티아 출신의 마토를 추가 영입하는 등 ‘4명 보유 3명 출전’ 외국선수 운용 규정에서 수비쪽 비중을 대폭 높였다.
◇ 외국인 선수 선호 이유는?= 외국인 선수 선호는 무엇보다 안정감 때문이다. 체격조건이 좋아 공중볼 처리 능력이 있고, 시야와 전술응용 능력 면에서도 뛰어나다. 외국인 중앙 수비수를 쓰고 있는 한 구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몸이 좋고 노련하며,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다”고 평가한다. 구단의 지출 여력도 외국인 수비수 영입을 가능케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수비수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풍부한 공격수를 많이 데려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구단의 전체적인 선수 몸값 지출비용이 늘어나면서 수비수들한테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비수들은 이적료를 제외하고, 통상 30만달러의 기본연봉에다 출전 수당 등을 추가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선수들은 없나?= 국내 프로무대의 대표적인 토종 중앙수비수는 노장급인 유상철(울산) 유경렬(울산) 최진철(전북) 김현수(전남) 이민성(서울) 윤희준(부산)이며, 젊은 축에는 조병국(전남) 박병규(울산)가 꼽힌다. 그러나 유상철 이민성은 노쇠화로 팀내 경쟁에서 밀려 있고, 최진철 유경렬 김현수 등도 맏형급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조병국과 유경렬까지 밀어내며 최근 주전 중앙수비수 자리를 굳힌 박병규가 떠오르는 별이다. 그러나 새로운 대형 중앙 수비수의 발굴은 갈수록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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