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유력하나 설기현 빠진 왼쪽날개 맡길수도
안정환 복귀‥ 김진용·김한윤등 새얼글 첫 호출
‘박주영 어디에 쓸까?’
조 본프레레 감독이 ‘본능 킬러’ 박주영(20·FC서울)을 10일 축구대표팀에 발탁함으로써 그가 대표팀에서 어떤 위치를 맡게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우즈베키스탄(6월3일) 쿠웨이트(6월8일·이상 현지시각) 원정경기에 나서는 국가대표팀 명단 22명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김진용(울산 현대) 김한윤(부천 에스케이) 등 프로무대 새 스타들이 처음 발탁된 것도 눈에 띈다.
박주영은 지난해 4월 파라과이전 출전명단(박성화 감독대행 시절), 7월 아시안컵 대비 소집명단, 올 1월 미국 전지훈련 예비 명단 등 그동안 3번이나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번도 국가대표간 경기(A매치)에 출전한 적은 없다.
24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3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출국하는 22명의 대표팀. 박주영 변수로 대표팀 공격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주전경쟁, 세대경쟁에 맞부닥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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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의 생각은?= 본프레레의 고민은 박주영이 국가대표팀 경기에 한번도 뛰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수적인 전술운용을 하는 감독으로서는 그런 박주영에게 풀타임을 맡기기가 껄끄러울 것이다. 이 때문에 이동국 안정환 차두리 등 공격진이 막혔을 때, ‘기어 변속’을 위한 조커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본프레레호의 기본 전술대형 3-4-3의 설기현(왼쪽)-이동국(중앙)-차두리(오른쪽) 공격편대 중 설기현이 빠진 자리에 박주영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왼쪽 자리에는 ‘총알’ 스피드와 왼발 능력을 갖춘 김대의가 더 적격일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 소집 전까지 프로 3경기에서 박주영이 골 폭죽을 터뜨리며 더욱 강화된 공격력을 보인다면, 본프레레 감독의 ‘파격적인’ 풀타임 기용도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박주영-이동국 투톱 조합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이춘석 대표팀 코치는 일단 “본프레레 감독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이동국과 함께 투톱을 세우거나, 설기현이 빠진 왼쪽 공격수 자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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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진짜 무한경쟁’ 체제= 설기현 이천수 조재진 최성국 유상철 김남일 박재홍…. 한가락 하는 선수들이 부상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가차없는 탈락과 과감한 새 선수 발탁은 앞으로 대표팀 구성에서 최상의 컨디션과 프로팀내 활약상이 선발기준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박주영, ‘중고신인’ 김진용(23) 등 젊은피 발탁으로 대표팀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동국 안정환도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선의의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비 진용에서도 노장 김한윤(31)과 김영철(29)이 가세해 늦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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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파 5명을 주목한다= 소속팀 페에스베(PSV) 에인트호벤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이끈 ‘세계화된 미드필더’ 박지성과 ‘초롱이’ 이영표의 몫은 더 커졌다. 큰 무대에서도 우뚝선 박지성은 공·수의 연결고리로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인 안정환도 6개월만의 대표팀 복귀 무대에서 재기를 꿈꾼다. 독일 2부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차두리는 다듬어진 마무리 능력으로 시험대에 서고, 박주영과 함께 청소년팀에도 뽑힌 김진규는 차세대 주축 수비수로 안정감을 증명해야 한다.
김창금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박주영 인터뷰
“공격은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있다.”
10일 오후 소속팀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 ‘FC서울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박주영은 국가대표팀 발탁을 예상한 듯 담담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했다.
-대표팀에 뽑힌 소감은.
=먼저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에서 하듯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대표팀 전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나로서는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청소년대표팀이든, 프로팀이든, 대표팀이든 전술은 다 다르다. 감독님들이 구사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전술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월드컵 예선을 뛰고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위해) 네덜란드로 가야하는 강행군인데. 양쪽 대표팀에 이중으로 뽑힌 게 이상하지 않나. 또 심리적·체력적 부담은 없나.
=일정대로라면 세계청소년대회 준비가 조금 미흡할 것 같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월드컵 예선이나 세계청소년대회나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쪽 다 잘 뛸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 하는 게 우선이다. 체력적 부담은 크게 없다. 어차피 어느 쪽을 가든 경기는 많이 뛰어야 한다.
-고교시절 2002 한-일월드컵을 봤을 텐데. 그 때 태극전사로 뛰던 선배들과 발을 맞추게 됐는데. 또 선배들과 주전경쟁을 하게 된 느낌은.
=개인적으로 대선배님들과 함께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선배들이 하는 걸 잘 따라 배우고 또 내 걸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에 들어온 만큼 많이 배워야 한다.
-지금 포지션으로 왼쪽사이드 공격수 또는 투톱 중의 일원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어느 쪽이 편한가.
=공격 포지션은 어디서 뛰어도 상관없다. 다 자신있다. 왼쪽사이드 공격수도 대학 때 많이 해봤다. 돌파하는 것도 문제없다고 본다.
-결국 청소년대표팀 동료들과는 한 번도 발을 맞춰보지 못하고 출전하게 됐는데.
=게임을 뛰면서 맞춰갈 수밖에 없다. 문제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대화를 많이 해서 풀어나가겠다.
구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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