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3 18:40
수정 : 2005.05.23 18:40
‘꿩 잡는 게 매’라는 옛말이 있다.
지난해부터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2005년 한국 프로축구판을 호령하는 ‘레알’ 수원 삼성이 꿩이라면 올해 삼성하우젠컵대회 10위에 그친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오히려 매다. 차범근 감독에 화려한 스타들까지 거느린 수원은 나머지 12개팀한테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힐 만큼 막강 화력을 자랑하지만, 대전만 만나면 고개를 숙이기 때문이다.
수원은 월드컵의 열기가 가시지 않았던 2002년 9월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1로 대전을 꺾은 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4무5패. 김호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차붐’이 지난해 부임한 뒤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식을 벗어나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대전의 정신력을 꼽는다. 가난한 시민구단 대전 선수들이 부자구단 수원 선수들만 만나면 젖먹던 힘까지 다해 뛴다는 것.
축구 세계의 먹이사슬은 계속 된다. 그런 대전도 울산 현대를 상대로는 2002년 3월27일 승리한 뒤 지금까지 4무8패의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수원이 매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전북 현대는 수원을 꺾은 게 5년 전인 2000년 6월3일이 마지막이다. 그 사이 무려 19전7무12패. 이쯤되면 전북에서 고사라도 한 번 지내야 할 판이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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