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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6 18:59 수정 : 2005.05.26 18:59

2004~200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거머쥔 스티븐 제라드 등 리버풀 선수들이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


전반에만 3골 허용 절망적 상황서 후반 9분부터 2~4분간격 골골골

“선수들은 쥐가 나서 쓰러졌다. 그러나 믿음이 있었고 승리했다.”(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

“페널티킥을 가장 잘 하는 3명이 실축했다. 져도 어쩔 수 없다.”(카를로 안첼로티 AC밀란 감독)

2004~2005 시즌 유럽프로축구 대미를 장식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붉은 군단’ 리버풀(잉글랜드)의 우승으로 끝났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각) 새벽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피야트 경기장에서 열린 AC밀란과의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 3-3 동점과 연장 무승부에 이은 승부차기<3-2> 승리로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리버풀은 1984년 AS로마(이탈리아)를 승부차기(4-2)로 꺾고 우승한 이후 21년만에 다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챙겼고, 통산 5번 정상등극으로 우승컵을 영구 보관하게 됐다.

신만이 안 극적 반전= 전반 3골을 터뜨린 AC밀란이 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AC밀란은 경기 시작 52초만에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가 발리슛으로 챔피언스리그 사상 가장 빠른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39분과 44분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골잡이 에르난 크레스포의 연속골로 3-0으로 앞서갔다. AC밀란은 이것으로 경기가 끝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섣부른 오판이라는 것을 아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리버풀은 후반 9분 주장 스티븐 제라드의 헤딩슛, 11분 블라디미르 스미체르의 중거리슛, 15분 사비 알론소의 페널티킥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7분새’ 3골이 터질지 누가 알았을까?

복권같은 승부차기의 냉혹함 = 뒤지다가 따라잡은 리버풀의 행운은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AC밀란은 첫 키커 세르지뉴의 슛이 허공으로 뜨면서 불길한 징조를 느꼈고, 두번째 키커 안드레아 피를로의 슛도 문지기 예지 두데크에 걸리면서 땅을 쳤다. 반면, 리버풀은 첫 키커 디트마르 하만을 비롯해 연달아 두 명이 승부차기를 성공시켜 2-0으로 앞서가면서 84년에 이어 승부차기로 우승컵을 따냈다. 안첼로티 AC밀란 감독은 “승부차기는 복권이나 다름없다. 실력보다는 정신력”이라며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승장과 패장=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은 지난해 발렌시아(스페인)를 유럽축구연맹컵 우승으로 이끈 데 이어, 리버풀을 유럽축구연맹컵보다 더 권위있는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림으로써 세계적 감독으로 이름을 꾹 새겼다. 4강 2차전에서도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과 머리싸움을 벌이며 결승행 티켓을 잡는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베니테스 감독은 “하프 타임에 변화를 줬다. 선수들의 믿음 덕분에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감격해 했다. 안첼로티 AC밀란 감독은 “가혹한 패배지만 받아들인다”며 눈물을 삼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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