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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25% 구장 사용료‥ 4만명 와도 5천만원 남아 경기장 싸게 임대·주차장 등 시설운영권 양도 필요 ‘꽉 찬 경기장, 수입 꽤 되겠는데….’ 보통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각 프로구단의 홍보·마케팅 담당자들을 만나면 한숨부터 내쉰다. 왜? ‘이것 저것 빼고 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면서도 ‘프로팀’이라는 이유로 각종 세는 가장 높은 비율로 떼이는 현실. 프로구단은 씁쓸해 한다. 축구나 야구나 농구나 다 마찬가지다. ◇4만명 들어왔는데 남는 건 5천만원= 프로축구 FC서울은 올시즌 박주영 열기로 4만명 이상의 관중을 두번 모았다. 5월1일 울산과 경기에 4만1163명, 8일 포항과의 경기에 4만4137명이 찾아왔다. 그런데 2억원 조금 넘는 입장 수입 중 최종적으로 손에 쥔 돈은 5천만원 정도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 일단 입장료 중 부가가치세(10%)를 떼고, 남은 돈 가운데 25%를 경기장 사용료로 낸다. 여기에 경기 홍보·안전·진행 등 각종 비용이 몇천만원 들어간다. 운동장 한쪽에 세우는 가로 1m×10m짜리 A보드를 설치하는데도, 연간 50만원~200만원을 경기장 소유주인 지방자치단체에 낸다. 심지어 청소료·전기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경기장 사용료를 내지만 항목마다 따로 붙여서 걷는다. 30일까지 6번 만원(3만명) 관중을 끌어모은 프로야구 롯데 관계자도 각종 세금에다 방문팀 수익분배를 하고 나면 챙기는 돈이 많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시민구단 빼면 모든 비슷한 상황=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 대구FC, 인천 유나이티드 등은 시 조례 개정으로 입장료에서 경기장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나머지 구단은 모두 입장수입의 15~25%를 경기장 사용료로 내고 있다. 전북의 홍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5%의 사용료를 내다가 올해부터는 20%로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올해만 한시적으로 20%를 내게 돼,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도 입장권 수입의 20%를 사용료로 낸다. 다만,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해 ‘너무 많은 사용료를 받기에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겠다’고 하는 바람에 수수료를 전액 면제받았다. ◇변화가 필요하다= 통상 프로축구단 1년 운영에 드는 비용은 100억~1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는 200억~300억원 수준. 프로농구는 30억원~50억원으로 얘기된다. 그런데 이들 프로구단은 모두 적자다. 구단의 모기업이 아무리 운영비를 홍보비로 생각한다고 해도 연간 몇백억씩을 쏟아붓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신영락 케이비엘(한국농구연맹) 마케팅 팀장은 “경기장 유지·관리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포츠가 주민들의 복지의 하나인 것도 분명하다”며 “시가 경기장을 싸게 임대해주고, 경기장내 매점·주차장 등의 운영권도 일괄해 양도해주는 미국·유럽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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