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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4 07:15 수정 : 2005.06.04 07:15

붉은악마들 끝까지 자리지키고 일제 청소…500원짜리 호떡 500개 팔기도

"잘 싸웠다" 비록 승리를 낚는 데는 실패했지만 첫 경기를 비긴 한국 월드컵팀이 보여준 `각본없는 드라마'에 야외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3일 저녁 세종로 일대에서는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거리ㆍ상가ㆍ가정…모든 곳이 경기장= ○…`2006 독일 월드컵'을 향한 첫 관문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피할 수 없는일전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국민들이 삼삼오오 TV앞에 모여 `태극 전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서울 종로와 신촌ㆍ강남 등 번화가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는 종업원들이 잠시 일손을 놓고 축구중계를 관심있게 지켜봤으며 손님들은 대형 스크린과 TV 등을 통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민들이 축구중계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TV 모니터와 대형전광판이 마련된 상가ㆍ가정에 자리를 잡은 탓에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인 데도 불구하고 길거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여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볼 점유율ㆍ패스 성공률 등 경기상황을 보여주는실시간 데이터와 경기중계 자막이 상세히 제공돼 TV시청이나 거리 응원에 나서지 못한 `네티즌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충족시켰다.


=붉은악마ㆍ외국인ㆍ예비군 등 모두 한마음= ○…인하공전 전자과 2학년 최경락(24)씨 등 복학생 7명은 3일 교내에서 예비군훈련을 마친 뒤 군복을 입은 채 곧장 달려와 `붉은 색' 응원 물결에 합류했다.

최씨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군대에 복무중이어서 거리응원을 못해봤는데 오늘 이렇게 나와서 직접 참여하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붉은 악마 회원들인 `치우천왕' 등 8개 회원 모임은 세종로 4거리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한국팀이 승리하기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코스타리카 출신인 헤이즐(28ㆍ여)씨는 "중남미에서도 축구경기가 많이 열리는데 한국처럼 일사불란한 응원을 펼치지는 않는다.

굉장히 인상적이다"고 한마디. =호떡 `불티', 이색 응원차량 `눈길'= ○…응원단 틈새에서 호떡을 판매한 김용구(53)씨는 "전반전이 열리는 동안 500원짜리 호떡을 500개나 팔아 25만원어치 매상을 올렸다.

이제까지 하루 판매량 중에가장 많은 기록을 올렸으니 한국팀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한다는 임영국(33)씨는 소형트럭 지붕에 대형 팔각형 축구공 모형을 올려놓은 이색 응원차량을 선보여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국을 달군 `축구천재' 박주영 데뷔골=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5분, 성인 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에 동시 발탁되는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축구천재' 박주영이 동점골을 터뜨리자 일제히 `와!' 함성이울려퍼졌다.

첫번째 A매치 데뷔전 및 데뷔골로 기록된 박주영의 동점골로 침울하던 분위기는극적으로 반전됐고 광화문 일대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세종로4거리에 모인 `붉은 악마' 회원들과 시민들은 일제히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하면서 한국팀의 `기사회생'을 자축했다.

야외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남은 3∼4분여의 시간 동안 손에땀을 쥔 채 일어서서 경기를 관전했고, 결국 아쉬운 무승부로 끝났지만 한국팀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붉은악마들 쓰레기 치워= ○…한국팀의 승리를 한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모인 2만여명의 야외응원단이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보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주변 정리를 소홀히 해 아쉬움을남겼다.

수많은 인파가 빠져나간 광화문 일대에는 각종 응원 도구와 쓰레기가 버려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경기가 끝나자 모두 현장에서 깨끗이 자리를 치우는모습을 보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순간과는 자못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붉은 악마' 회원들을 주축으로 일부 시민들이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등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여줬다.

=`북한팀도 잘 해라' 자리옮겨 응원= ○…한국팀의 경기가 끝난 뒤 국내 스포츠 전문채널에서는 경기를 놓친 시민들을 위해 녹화방송을 내보냈다.

한껏 흥분했던 시민들은 이번에는 차분한 마음으로 한국팀의 플레이를 지켜보며한국팀의 경기 상황을 지켜봤다.

또 일부 시민들은 한국팀의 중계방송이 끝난 뒤에도 가까운 호프집 등으로 자리를 옮겨 홍콩의 위성채널인 스타TV가 생중계한 북한과 이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북한팀의 선전을 기대하며 역시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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