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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3 06:10 수정 : 2005.06.13 06:10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1-2로 분패한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붉은악마와 교민 등 한국응원단에게 인사하고 있다.(에멘=연합뉴스)


낮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경기가 끝나도록 그칠 줄을 몰랐다. 나라 이름과 점수, 그리고 경기시간만 표시한 허술한 전광판은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도록 한국 팀의 패배만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국이 ‘죽음의 F조’ 첫 관문을 넘는데 실패했다. 박성화 감독의 한국은 13일 새벽(한국시각) 네덜란드 에멘경기장에서 열린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스위스와의 조 첫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2-1로 졌다. 이로써 승점을 얻는데 실패한 한국은 이날 0-0으로 비긴 브라질과 나이지리아에 밀려 조 꼴찌로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됐다.


▲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신영록이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에멘=연합뉴스)

“초반 기싸움에서 스위스의 템포를 잡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던 박 감독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동안 깔끔한 공 처리를 바탕으로 빠른 패스를 구사하는 스위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조직력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펼친 4-4-2 전술은 허리에서부터 스위스에 밀리며 박주영-신영록 투톱에게 위협적인 순간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굵은 빗방울까지 그라운드를 적시며 선수들의 정상적인 플레이를 방해했다. 스위스는 빠른 발과 미드필더와의 유기적 호흡을 자랑하는 본란텐과 안티치를 최전방에 내세워 한국의 골그물을 차례로 흔들었다.

점수의 기선은 한국이 먼저 제압했다. 전반 24분 백승민이 미드필드에서 내어준 공을 백지훈이 받아 슛을 때린 게 문지기의 손에서 흘렀다. 순간 골지역에 있던 신영록이 오른발로 툭 건드려 스위스의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국 진영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안티치가 그대로 오른발로 때려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 찔러주기 패스 한방에 박희철-김진규-이강진-오장은이 버틴 포백 수비는 속절없이 무너져버렸다.

이번엔 기쁨이 사라진 지 5분만에 고난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오른쪽 깊숙한 침투 뒤 날아온 공을 본란텐이 살짝 방향만 바꿔 차 한국의 골문 왼쪽을 그대로 갈랐다. 스위스의 활발한 날개 공격에 비해, 한국은 미드필드 템포 싸움에서 밀리며 백승민과 김승용이 버틴 좌우 윙백이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청소년대표팀에 첫 골을 안긴 신영록이 박주영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전수영/축구/2005.6.13(에멘=연합뉴스)

경기장에 나온 조광래 전 FC서울 감독은 “포백 지역수비를 하다가 상대의 돌파 때는 맨투맨 수비로 재빨리 전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후반 들어 3-4-3으로 대형을 바꾼 한국은 역습에 나서며 전반에 비해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박주영은 왼쪽 공격수로 빠지고 신영록이 가운데, 김승용이 오른쪽 공격을 맡았다. 김진규-이요한-이강진으로 바뀐 스리백 수비는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더불어 더 이상의 득점도 없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후반 들어 여러차례에 걸쳐 유연한 드리블로 수비수 두세명을 제치는 등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활약을 펼쳤다. 후반 24분에도 그렇게 해서 박종진에게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좋은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으나 공은 상대 문지기 로파르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박주영은 7분 뒤에도 오른쪽 미드필드에서의 긴 드리블에 이은 패스로 백지훈의 슛이 왼쪽 골대를 아깝게 비껴 나가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직접 때린 몇차례 슛도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경기 뒤 피에르 앙드레 슈만 스위스 감독은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다 잘했지만 특히 등번호 10번(박주영)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막상 해보니 상대가 그다지 잘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16일 새벽 3시30분 나이지리아와 두번째 경기를 벌인다. 박 감독은 “첫 경기를 진 만큼 남은 두 경기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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