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4 19:04
수정 : 2005.06.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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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에멘의 디지오하 스포츠파크에서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에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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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나이지리아 수비 ‘기동력 빈틈’겨냥
최승용·우영록 투톱‥ 박주영 후위공격 ‘장전’
‘이번엔 꼭 이긴다.’
16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각) 네덜란드 에멘에서 열리는 2005 세계청소년축구대회(20살 이하) F조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MBC 생중계)을 앞둔 박성화호가 필승 전략을 마련했다. 1-2로 역전패를 당한 스위스와의 1차전 때와는 다른 진용과 전술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
박성화 감독은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의 활동 폭을 넓히기 위해, 김승용(FC서울)과 ‘마스크 맨’ 신영록(수원 삼성)을 공격 투 톱에 내세우기로 마음을 정했다. 대신,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주영으로 하여금 공격 투 톱 바로 아래쪽에서 공 배급을 하게 하고, 골 기회가 오면 언제든 한방을 터뜨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 여기에 안태은(조선대)이 부상에서 회복함에 따라 허리 진용도 스위스전 때와는 다르게 바꿀 예정이다. 오장은(대구FC)은 중앙 허리로 올라간다.
새 작전은 노림수는?=박 감독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4-4-2 전형에서 3-4-1-2로 시스템을 바꿨다. 박주영을 나이지리아의 거구들과 맞부닥치는 거친 일선에서 빼내 활동 반경을 넓히고, 기교와 투지를 갖춘 김승용-신영록과의 ‘삼각 호흡’으로 상대 골문을 노린다는 포석이다. 3백을 채택한 것 또한, 좌우 미드필더인 백승민(연세대)-안태은의 공격 침투를 극대화시키고, 상대 공격 때는 이들을 수비에도 가담시키는 등 공·수 양쪽에 동력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다. 박 감독은 “공격수 3명의 기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대회, 수원컵 국제청소년대회에서도 3-4-1-2 작전을 써 재미를 봤다.
오코론쿼 경계령=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청소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강호다. 브라질과 F조 1차전을 0-0으로 막은 복병으로, 체격과 개인기는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오코론쿼(헤르타 베를린)는 브라질전 때도 전광석화 같은 드리블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줘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프로미스 이삭(그레이즈 인터내셔널)도 아프리카청소년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스트라이커.
“우리는 이긴다”=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팀 선수들의 의욕은 매우 강하다.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는 14일 훈련 뒤 “이미 선수들 정신력이 폭발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중앙수비수 이요한(인천 유나이티드)은 “지금의 단합된 분위기로 스위스전 때보다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승용도 “다들 나이지리아는 한번 이겨 보자고 벼르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면 질 수 없다”며 투지를 과시했다.
에멘/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박성화 감독 “공격수 능력 최대 활용”
남은 두 경기 중 아무래도 브라질과의 경기가 더 힘들 것 같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전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신영록 박주영 김승용 등 공격수들을 자기 포지션에 배치해 최대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수비 안정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 그렇다고 수비를 비워 두다가는 1골만 넣어도 될 것을 2골 이상 뽑아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수비 안정을 기해야 한다. 안태은은 몸이 괜찮아져 한 번 더 점검해본 뒤 선발로 내보낼 생각이다.
브라질과의 경기를 보니 나이지리아는 체격이 워낙 커 상대적으로 둔하고 느려 보이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브라질에 대한 대응 전략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수비수들의 순발력이 떨어져 제2 동작이 느리고 배후 동작이 약하다. 전반적으로 수비가 둔탁하다. 힘 싸움이나 제공권 다툼을 벌이기 보다는 최대한 이런 약점을 노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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