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5 19:15
수정 : 2005.06.15 19:15
“이적료 챙기는 것도 좋지만, 이러다가 박지성 앞길 망칠라….”
박지성(24·PSV에인트호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이적 협상을 둘러싼 에인트호벤 쪽의 처신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먼저 거스 히딩크 에인트호벤 감독. 그는 13일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에 남기로 했다”며 맨유 이적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나중에 ‘언론 플레이’로 드러났다. 박지성 쪽이 “그건 맨유 이적 제안이 있기 전의 옛날 얘기”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해요, 지성’하며 다정다감하게 비쳤던 히딩크 감독이 왜 박지성을 ‘훼방’(?)하는 듯한 발언을 했을까?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박지성의 몸값을 높이려는 베팅”이라고 분석한다.
롭 웨스터호프 에인트호벤 구단주도 14일 적정한 이적료를 받지 못한다면 박지성을 보내지 않을 것처럼 얘기했다. 애초 300만파운드(55억원)로 시작한 몸값이 500만파운드(92억원)까지 얘기되고 있지만, 더 받아야 겠다는 뜻이다.
상황이 돈 문제로 번지자 박지성은 15일 침묵을 깨고 “에인트호벤 쪽에 맨유 이적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도를 명백히 하면서 이적료 문제 때문에 맨유행에 걸림돌이 생기면 안 된다는 압박을 구단 쪽에 넣은 것이다.
에인트호벤은 그동안 남미 등지에서 싼값에 좋은 선수를 발굴해 데려와, 높은 값에 파는 데 천부적 재능을 보인 구단이다. 삼바축구 스타인 호마리우와 호나우두,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인 마테야 케즈만 등이 에인트호벤을 거쳐 빅리그로 갔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 뒤 ‘사제의 정’을 나눈 히딩크 감독까지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박지성 몸값을 높이려는 것을 보면서, 네덜란드 ‘상인’의 장삿속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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