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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안기헌 단장이 19일 전북 현대와 경기중 그라운드로 내려와 심판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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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은 운동장 난입 항의 초유사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상식에서 벗어난 그라운드 매너로 비판대에 올랐다. 비판의 초점은 수원이 오만할 정도로 그라운드 예의를 무시하고, 팬들을 모독하는 행태까지 스스럼없이 한다는 데 모아진다.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삼성하우젠 케이(K)리그 전북 현대와의 경기때, 수원 단장이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그라운드에 난입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스탠드 귀빈석에 앉아있던 안기헌 수원 단장은 심판이 전북 선수의 핸들링 반칙을 불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전반 31분 그라운드까지 내려와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까지 정규리그 1승을 못올려 조바심하던 안 단장의 돌출행동과 일부 수원 프런트의 가세, 이를 말리려던 또 다른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이 뒤엉킨 난장판으로 경기는 3분간 중단됐다.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역사에서 구단 관계자가 그라운드에 내려와 경기를 중단시킨 것은 초유의 일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판정의 잘잘못을 떠나 축구장에 단장이 들어가 경기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수원 선수들의 자극적인 행위도 문제다. 이날 1-2으로 뒤지고 있던 수원이 후반 14분 2-2 동점골을 넣는 순간, 수원의 공격수 김동현은 골대 뒤 전북 서포터스를 향해 이른바 ‘감자’를 날렸다. 주먹쥔 팔로 하늘을 찌르는 듯한 이 모습은 가운데 손가락으로 상대를 모욕하는 볼썽사나운 모습과 비슷하다. 앞서 5월19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 패배 뒤 수원 서포터스가 대구 서포터스 4명을 때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프로축구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차범근 감독을 영입한 수원 삼성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올해 슈퍼컵과 A3 챔피언스컵 우승, 삼성하우젠컵대회 패권 등으로 ‘레알 수원’으로까지 불렸다. 그러나 일등주의를 내세우는 삼성 기업의 이미지와 달리 축구판에서 보여지는 행태는 3류급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안기헌 단장에게 벌금 500만원, 김동현에게 4경지 출장정지와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신경이 예민해진 전북 현대쪽 관계자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집 안방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수원 삼성에 대한 연맹의 징계가 너무 약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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