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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주장 호나우디뉴(앞줄 가운데) 헤나투(〃 왼쪽 두번째) 마이콘(〃 오른쪽 두번째) 등이 2005 컨페드컵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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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호나우두 없이 컨페드컵 정상
아르헨에 4-1 대승…“월드컵 준비 끝” ‘삼바군단’ 브라질이 30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05 국제축구연맹(피파)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탱고리듬’의 아르헨티나를 4-1로 꺾고 8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미리 보는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이날 경기에서 브라질은 90분 간 농구하듯 정확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공격, 군더더기 없는 연결, 이탈리아 빗장수비(카테나치오)를 무색케 하는 철통수비로 지구촌 축구팬들을 감전시켰다. 남미축구의 또 다른 산맥인 아르헨티나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 삼바축구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가공할 공격 4총사 브라질은 이날 공격의 최전선에 아드리아누(23·인테르밀란)를 배치하고 그 아래 시야·개인기·돌파력·스피드를 두루 갖춘 호비뉴(21·산토스)-호나우디뉴(25·FC바르셀로나)-카카(23·AC밀란) 등 3명을 포진시켰다. 이들 4명의 발 끝에서 터진 게 4골. 아드리아누는 전반 11분 벌칙구역 앞쪽에서 전매특허인 대포알 왼발슛으로 선취골을 뽑아 새 간판 골잡이의 탄생을 과시했다. 이어 전반 16분 골대 오른쪽 구석을 찌르는 카카의 감각적 중거리슛은 아르헨티나를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다. 아르헨티나의 노장 하비에르 사네티(32·인테르밀란)는 “처음 두 골을 먹은 뒤 산이 앞을 막아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후반 2분 호나우디뉴의 감각적인 인사이드 발리슛, 후반 18분 아드리아누의 헤딩 쐐기 골로 대세를 결정지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0분 파블로 아이마르(26·발렌시아)가 1골을 만회해 겨우 체면을 세웠다. 수비도 최강 “카테나치오는 가라!” 브라질 축구의 동력은 ‘천진한 미소’의 호나우디뉴의 존재감, 그리고 세계 최강의 수비력에서 나온다. 질풍 같은 돌진과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 중원을 조율하는 창조적 경기운영 능력으로 호나우디뉴는 피파 기술연구그룹으로부터 ‘이날의 선수’로 뽑혔다. 묵묵히 중앙에서 자물통을 채운 루시우(27·바이에른 뮌헨)-호케 주니오르(29·바이어 레버쿠젠)의 견고한 수비,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시시뉴(25·상파울루)의 침투력과 도움주기 능력도 삼바축구의 힘이었다. 시시뉴는 이날 2도움을 기록하며, 이젠 노쇠해버린 ‘부동의 오른쪽 윙백’ 카푸(AC밀란)의 후계자임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29살 동갑내기인 에메르손(유벤투스)과 질베르투(헤르타 베를린)는 상대공격을 저지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내년 월드컵 브라질 2연패 누가 막나? 우승컵을 거머쥔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브라질 감독은 “오늘처럼만 경기를 한다면 내년 독일월드컵 준비는 이미 끝난 것과 다름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왼쪽 윙백 호베르투 카를루스(32·레알 마드리드)와 호나우두(29·〃)까지 가세한다면 전력은 더욱 탄탄해진다. 6월초 독일월드컵 남미예선 안방경기에서 브라질에 3-1승리를 거뒀던 호세 페커만 아르헨티나 감독은 “오늘 우리는 최고의 팀, 아마도 세계 최고의 팀과 싸워서 졌다”며 “그렇기에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2006 독일월드컵도 그늘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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