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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7 08:19 수정 : 2005.07.07 08:19

"자존심을 회복할 때까지 축구만 생각하겠다.

빅리그 재입성이라는 약속은 꼭 지키겠다.

그는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당돌함이 아니라 어른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한국인 최초의 프리메라리거'인 그의 자존심 만큼은 여전히 꼿꼿했다.

깎아놓은 밤톨처럼 반들반들하기만 하던 얼굴도 훈련으로 까맣게 타 다부진 인상을 풍겼다.

얼굴 가득하던 웃음은 쉽게 찾기 힘들었지만 눈빛만큼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로 빛을 냈다.

지난 2003년 7월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 한국인 최초로 프리메라리가무대에 섰지만 적응에 실패하고 친정팀 울산 현대로 돌아오게 된 이천수(24)는 요즘부활을 위해 여념이 없다.


이천수는 지난 6일 삼성 하우젠 K리그 2005 울산-포항전이 열린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 2년간의 마음고생과 현재 K리그 복귀준비 상황, 그리고 빅리그 재도전에 대한 각오 등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다음은 이천수와의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마지막으로 경기를 뛴게 3개월이 넘으니 그동안 많이 쉰 셈이다.

다시 그라운드에 나설 채비만 하고 있다.

몸 만드는 것부터 정신 무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새롭게 준비 중이다.

최근엔 유연성이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요가도 배우고 있다.

--몸 상태는 어떤가. △몸은 좋다.

근질근질할 정도다.

경기 감각의 회복이 문제인데 당장 오는 15일개막하는 피스컵 대회를 통해 실전을 치르다 보면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생각이다.

이달 말 시작하는 동아시아연맹컵이나 8월 개막하는 K리그 후기리그에서는 예전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 무대에서의 안 좋은 기억들은 이제 좀 털어냈나. △스페인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수치심 때문에 혼자 운 적도 많다.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 같은 명문 클럽에서 손짓을 해도 겁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요즘 실패를 딛고 결국 뜻을 이룬 사람들을 소재로 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실패를 해본 사람만이 진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젠 정말 이천수라는 이름값을 해야 할 일만 남았다.

--K리그에서 한창 맹활약을 펼치다 스페인에 진출했는데.(프로 데뷔 첫 해인 지난 2002년 18경기에 출전, 7골 9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거머쥔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 입단 직전인 2003년 6월 18일 대전전부터 7월 6일 전북전까지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K리그에서 잘하고 떠나 복귀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관중도 많이올텐데. 당시 구단에선 1만명∼1만5천명 정도의 관중 증가 효과를 이야기했다.

'축구란 이런 거다', 특히 '빅리그에서 배운 축구가 이런 거다'라는 걸 팬들에게 꼭 보여주겠다.

심장이 터지도록 모든 걸 쏟아부어 이천수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리겠다.

--K리그 복귀를 앞둔 각오는. △골에 너무 굶주려 있다.

심하게 욕심내겠다.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지 미치도록골을 넣고 싶다.

후기리그 개막전부터 퍼부어 볼 생각이다.

K리그 데뷔전(2002년 7월 10일 수원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2년 만의 복귀 무대에서도 반드시 골을 터트려매스컴을 장식하고 싶다.

--K리그 팀들의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내가 K리그로 돌아오면 수원 삼성-지금은 비록 성적이 좋지 못하지만-은 결코우승을 못할 것이라 얘기한 적이 있다.

우승하러 울산에 돌아왔다.

팀에서도 많이믿고 있는 만큼 내 몫을 해 내겠다.

요즘 매일 경기를 따라다니며 상대팀에 대한 정보도 많이 쌓고 있다.

--특별히 중점을 두고 훈련하는 게 있다면. △골을 많이 넣기 위해 사이드보다는 문전에서 볼처리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

스페인 진출 전 울산은 스리톱 공격라인을 운용했는데 요즘은 투톱 밑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고 있다.

그 자리에서 골을 많이 넣었다.

여전히 자신있지만 프리킥도더 세밀하게 다듬고 연구하고 있다.

슈팅의 정확성도 많이 좋아졌다.

찬스가 생기면절대 놓치지 않겠다.

--나름대로의 해외 재진출 구상은. △2002 한.일 월드컵을 발판으로 스페인에 진출했지만 좋은 활약을 못 보이고돌아왔다.

일단 그 어느 누구보다도 내년 독일 월드컵 무대에 서고 싶다.

좋은 모습을 보여 반드시 유럽 재진출을 이루겠다.

일본 J리그는 대학 때도 갈 수 있었다.

J리그는 전혀 생각 없다.

유럽 빅리그에서 실패한만큼 다시 빅리그에 도전하겠다.

자존심 문제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명만 있어도 틀림없이 성공할 거다.

구단의 든든한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표팀 동료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을 위해 출국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 가 보고 싶은 팀이다.

국민적인 이슈가 되는 것도 당연하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솔직히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참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적응이 쉽지 만은않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도 너무 많다.

지성 형이 잘해놔야 나도 꼭 뛰어보고 싶은잉글랜드의 좋은 팀으로 가기가 수월할 것이다.

지성 형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은다시 한번 긴장하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좋은 약이 됐다.

--마지막으로 이천수의 재기를 바라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스페인에선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실패도 해 봤다.

재도전하기 위해 K리그로 돌아 온 것이다.

팬들도 재충전의 시간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약속한다.

유럽 빅리그 무대에 반드시 다시 설 것이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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