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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1 18:55 수정 : 2005.07.13 02:48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11일 부산 아이파크 팀 클럽하우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K리그 전기우승 부산 포터필드 감독

성적부진 ‘외풍’ 시달려도
4-4-2 옹고집 축구 완성
“공개적 퇴진요구 상처
서포터스 사과 받고파”

“이제 수비는 완성됐다. 국내 공격수 한 명만 영입해달라.”

올 시즌 초 부산 아이파크의 이안 포터필드(59) 감독은 팀 프런트에 딱 한가지 주문을 내놨다. 지난해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서포터스에게 퇴진 압력을 받으면서도 끈질기게 지켜온 자신만의 축구가 완성돼 가고 있음을 알림과 동시에 ‘포터필드 축구’의 화룡점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그의 요구에 따라 부산 구단은 ‘흑상어’ 박성배를 영입했다. 포터필드 감독은 ‘삼바’ 공격수 루시아노와 뽀뽀에게 “너희들이 항상 주전이라는 자만심은 버리라”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긴장을 불어넣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10일 외국인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프로축구 무대 우승 (2005 삼성하우젠 K리그 전기 우승) 고지에 올랐다.

“그래, 나 고집 세다”= 스코틀랜드가 고향인 그의 고집은 프로축구판에서도 유난스럽기로 유명하다. 부임 뒤 2년 동안 “이젠 이기는 축구를 하라”는 바깥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면서도 4-4-2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것이 그렇다. 11일 부산 팀 클럽하우스에서의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부임한 뒤 40여 명의 선수들이 팀을 떠났는데, 안효연 우성용 등 몇몇을 빼고는 직접 내보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팀을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고집이 세다고 말하는 그의 지도자관은 이렇다. “축구란 많은 결정 속에 놓여 있다. 감독으로서 그런 결정들을 하는 게 항상 즐겁지는 않을 뿐더러 힘들기도 하다. 감독은 그래서 더욱 고집을 갖고 한 길만 가야 한다.” 그의 고집이 결국 지난해 축구협회(FA)컵 우승에 이어 올 정규리그 전반기 우승까지 일궈냈다면 과찬일까?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많은 축구팬들은 부산이 전기 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낸 이상, 후반기 리그는 적당히 관리하고 8강에 진출한 200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만 진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번 ‘두마리 토끼’에 대한 욕심을 확고히 했다. “전기에서 잘 한 것만큼 후기에서도 잘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기 우승은 예상 못했는데,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현재로서 단기목표는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이고, 장기목표는 케이리그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다.”

“서포터스는 내게 사과하라” =포터필드 감독은 지난해 컵 대회 꼴찌 등 부진한 성적에 서포터스에게서 공개적인 퇴진 요구를 받았다. 경기장에는 이를 요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그는 큰 상처를 받은 듯했다.

“서포터스에게 좋은 감정은 없다. 여태껏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 슬픈 일이다. 내 딸들이 보는 앞에서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서포터스는 나와 내 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포터필드 감독은 우승 뒤에도 외로워 보였다. 이 세상에 내 편이 많지 않다는 상실감.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내게는 꿈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는 이미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부산/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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