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6 22:34
수정 : 2005.07.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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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가 26일 중국 베이징 궁런경기장에서 열린 맨유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현대와의 경기에서 데뷔 이후 첫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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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하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 ‘중원의 일개미’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세계적인 선수였다.
박지성이 26일 중국 베이징 궁런경기장에서 열린 맨유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현대와 경기에서 후반 환상적인 머리받기 슛으로 맨유 데뷔 공식 첫 골을 터뜨렸다. 공식 경기 두번째, 연습경기까지 포함하면 4경기 만의 득점포. 맨유는 박지성의 세번째 추가골로 베이징 현대에 3-0 완승을 거뒀다.
앨릭스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받은 듯, 박지성은 전반부터 선발 출장했다. 최전방의 뤼트 반 니스텔루이,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웨인 루니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삼각 공격의 한 축을 맡았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센스, 감각적인 공간 패스 능력, 페에스베(PSV) 에인트호벤에서 다듬어진 임기응변 능력. 이 모든 것을 갖춘 박지성은 부지런히 최전방의 측면과 중앙을 오고가며 공격의 활력을 높이는 ‘엔진’ 구실을 했다.
그러나 첫 골은 공격형 미드필더인 노장 폴 스콜스의 몫. 스콜스는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공중에 뛰어오르며 머리로 가볍게 방향을 틀어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3분 뒤인 44분에도 스콜스는 골지역 정면에서 니스텔루이가 빗맞게 찬 공을 오른발 안쪽으로 다시 차 넣어 2골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성은 스콜스 바로 옆에서 골 기회를 노렸으나 한발짝 먼저 공에 다가간 스콜스에게 골을 양보했다. 박지성은 전반 중반부터 구석차기를 전담했다.
지치지 않는 ‘철의 심장’ 박지성한테 결정적 기회는 후반에 왔다. 예상과 달리 후반에도 그라운드에 들어선 박지성의 골은 2골을 터뜨린 스콜스 대신 교체 투입된 크리스니아누 호나우두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빠른 몸놀림, 강력한 슈팅력, 시야를 갖춘 호나우두는 후반 초반부터 주 포지션인 오른쪽 날개 지역에서 측면을 파고 들었다. 후반 2분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호나우두는 구석 가까이로 파고 들어가 반대쪽으로 길게 공을 띄웠고, 골지역 오른쪽으로 달려들던 박지성은 안정된 자세로 문지기의 왼쪽을 찌르는 완벽한 머리받기 슛으로 데뷔 골을 완성했다. 퍼거슨 감독한테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알짜 선수라는 것을 입증시킨 영양 만점의 득점이었다.
후반 들어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던 박지성은 니스텔루이, 루니와 호흡을 맞추며 활기찬 공격을 펼쳤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5분 박지성의 잠재적인 포지션 경쟁자인 노장 라이언 긱스를 투입하며 박지성을 뺐다. 그러나 박지성의 데뷔 골에, 영입 때 지불한 이적료 400만파운드가 아깝지 않은 기쁨을 만끽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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