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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31 18:24 수정 : 2005.07.31 18:26

“우리를 무적함대라 불러주오”


“와! 또 이겼다.”

지난달 30일 오전 강원 화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오주중-대구 상원중의 2005 가을철 여자축구연맹전 여중부 결승전. 경기 끝을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가 울리자 오주중 선수들이 땀에 범벅이 된 얼굴로 얼싸안으며 환호성을 지른다. 3-0 완승. 2003년 가을 통일대기부터 무려 9개 대회 정상 정복이다. 오주중은 올해 들어서도 봄철 여자축구연맹전과 소년체전에 이어 3관왕을 차지했다.

오주중은 대회 출전만 했다하면 깡그리 우승하는 공포의 팀. 더욱 놀라운 것은 50여경기 째 무패행진. 2003년 8월 전국여자축구선수권 여중부 4강전에서 안양 부흥중에 0-1로 진 뒤 2년여 동안 지지 않았다. 공식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여자축구연맹 쪽은 “한 대회 우승까지 6경기 정도를 치르는 걸 감안하면 모두 54경기쯤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쯤되면 2004년 49경기 무패행진을 벌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이 부럽지 않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선수들에게서 막 헹가래를 당한 김용호(34) 감독은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데다 이기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한다. 여자축구 명문으로 떠오르면서 전국의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데다, 감독의 기술축구가 한 몫을 했다. 김 감독은 “반드시 미드필드를 거치는 빠른 플레이로 골 기회를 만들라고 주문한다”고 답한다.

2000년 창단한 오주중 축구부원은 24명.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많아 학교 생활관에서 합숙하며 훈련을 한다. 화천 읍내 한 식당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점심을 마친 선수들은 어린 아이 티가 난다. 그러나 이들 ‘공포의 축구팀’은 8월 말 열리는 통일대기대회에서 10개 대회 연속 우승 신화에 도전한다.

화천/글·사진 전종휘 기자


홍명보 뺨치는 발군의 새싹들

허리 지소연-수비 김혜리

“축구가 너무 좋아요.”

오주중 축구팀의 핵으로 이날 2골을 쓸어담은 공격형 미드필더 지소연(14), 최후방 수비수이자 주장 김혜리(15)는 축구의 빛나는 새싹들이다. 능력도 인정받아 둘 모두 15살 이하 국가대표 상비군이다.

지소연은 이문초등학교 6학년 때 남자 축구부에서 유일하게 홍일점으로 뛰며 실력을 발휘했던 전설의 주인공. 여중부 최고의 개인기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봄철 여자연맹전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번 가을철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좋아하는 선수는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수비 전문 김혜리는 1m65로 또래보다 키가 크다. 빠른 발과 뛰어난 수비 위치 선정 능력으로 ‘여자 홍명보’라고 불린다. 좋아하는 선수는 대표팀 미드필더 김두현(성남 일화)이란다. 내일의 지단, 내일의 홍명보를 꿈꾸는 이들의 그을린 얼굴이 정겹다.

화천/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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