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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팀의 박항서(가운데)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드스타 홈커밍전에서 남부팀을 상대로 현역시절을 방불케 하는 힘찬 왼발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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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지 않은 실력 과시 벌칙차기로만 1-1 무승부…황선홍 최우수선수
“올드(늙은) 스타라구? 어림없는 소리. 우린 그라운드에 서면 모두 야생마야!”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케이(K)리그 홈커밍 매치(올드 올스타전).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은퇴한 황선홍(남부) 홍명보(〃) 등 젊은 축구팬들한테 낯익은 얼굴을 비롯해, 69살 최고령 박종환(남부) 차범근(중부) 감독까지. 모두 한국 축구사에서 한 획을 그은 추억의 스타들이 모여 후배들의 2005 케이리그 올스타전 앞서 이벤트를 꾸몄다. 출신팀이나 연고 등에 따라 중·남부 팀으로 나뉘어 전·후반 60분 그라운드를 달군 올드 스타들. 그들은 시종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노병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을 실감시켰다. 1-1 무승부. 최우수선수는 황선홍.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뛴 것 만으로도 기분좋다.” 황선홍의 말처럼 이날 경기는 승패보다는 축구인들의 우의와 친선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팬들은 옛 기억들을 되살리며 반가운 얼굴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가장 돋보인 선수는 있었다. 현역 때 ‘황새’라는 별칭을 들었던 황선홍이 주인공. 전남 드래곤즈 코치로 있는 황선홍의 몸짓은 선수시절을 연상케했다. 골지역 근처에서 항상 미리 생각하고, 명료하게 공을 처리하는 모습에, 그의 섬세한 축구를 고대하던 팬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 팬들이 ‘황선홍이 지금이라도 대표팀에서 뛴다면’이라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정도였다. 황선홍은 홍명보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남부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7분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골지역 정면에서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려다 벌칙차기 반칙을 얻어낸 뒤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반격에 나선 중부팀은 후반 22분 ‘팽이’ 이상윤의 벌칙차기 만회골로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차범근 감독의 개인기, 남부팀 허정무 감독의 노련미, 조병득(중부) 신의손(중부) 두 문지기의 몸을 날리는 플레이 등 녹슬지 않은 올드 스타들의 현란한 묘기가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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