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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4 18:48 수정 : 2005.09.07 10:18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5월 29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로베르트 야스퍼트 트레이닝 코치(흰옷)와 함께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한국축구 패러다임 바꾸자] (상) 시간탓만 하는 감독

한국축구대표팀 운영이 질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누가 새 사령탑이 되든, 선수 훈련시간이 부족한 것은 감수해야 한다. 대표선수 또한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퇴출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겨레>는 조 본프레레 감독 사임을 계기로, 축구대표팀 운영 패더다임을 바꾸자는 취지의 시리즈를 3차례 싣는다.


짧은 시간에 선수 잠재력 끌어내는 ‘지휘자’ 필요
대표팀 환경 3년전과 판이…기술위 역활 강화해야

“14개월 동안 훈련한 시간은 고작 72시간이었다.” 지난해 4월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한 포르투갈 출신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이 한마디를 뱉고 떠났다. 23일 사퇴한 네덜란드 출신의 조 본프레레 감독도 “내게 시간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불러모아 원하는 만큼 훈련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선수를 보유한 프로팀에서 선수차출에 ‘노’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 한-일월드컵 전 1년 내내 선수단을 조련했던 것은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이야기다.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인 유럽과 남미에서는 월드컵 예선 등 주요 대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 감독은 처음부터 새롭게 팀을 만들어 나가는 설계자라기보다는, 프로 실전무대에서 늘 뛰고 있는 선수들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가깝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접어 들었다. 그런데 세계적인 선수가 적은 한국팀을 지휘할 사령탑은 선수 활용카드가 많지 않아 잉글랜드나 브라질 등 세계적 강팀의 감독보다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감독은 매우 촉박한 시간 안에 선수의 잠재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데서 길을 찾아내야 한다. 키가 큰 선수와 작은 선수, 몸이 빠른 선수와 제공권이 강한 선수, 킥 전문가와 몸 싸움을 잘하는 선수 등 각 특징을 잘 조화시키고 배치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대표팀 지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돼야 한다. 중요 상대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면, 최소한 상대팀 경기의 동영상이라도 편집해 작전정보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선수차출에 대한 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전지훈련과 에이(A) 매치 등 훈련일정을 제시하고 코칭스태프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교환해야 한다. 때로는 목표치에 대한 실적여부를 평가해 쓴소리도 해야 한다.

정종덕 전 건국대 감독은 “대표팀 운영 환경이 3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감독은 기존의 선수를 모자이크할 뿐이며, 팬들도 결코 요술이나 기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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