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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5 18:43 수정 : 2005.08.25 18:46

‘신바람’ 전통 실종 태극마크가 무색

축구대표팀 패러다임 바꾸자

(상) 시간탓만 하는 감독
(중) 프로근성 없는 선수
(하) 일희일비 ‘냄비응원’

 “코엘류 감독이 가장 불쌍하다. 생각해보라. 그 때 선수들이 뭐 아쉬울 게 있었는가?”

사석에서 만난 한 축구인은 지난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몰디브전 무승부(0-0) 후폭풍에 물러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을 가장 운없는 지도자로 묘사했다. 외국인 감독으로서 새 선수를 발굴하기 힘들었던 코엘류 감독은 당연히 2002 한-일월드컵 4강 멤버를 주축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명성과 부를 다 얻은 선수들한테 경쟁이나 의욕을 자극할 동기부여 요소는 별로 없었다. 코엘류 감독은 대표팀에서 물러남으로써 몰디브전 무승부 책임을 졌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한 경기에 운명을 건 듯 뛰지 못했던 선수들은 면책을 받은 것인가?

“더 이상 감독탓만 할수 없다”

2002 한-일월드컵 뒤 후배를 위해 아름다운 은퇴를 한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는 23일 조 본프레레 감독이 물러나자 이례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힌 글을 언론사에 보내왔다. “감독이 2번째 경질됐다. 이번 사태는 감독만 탓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선수들도 그만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플레이해달라.” 선수들의 눈빛과 공차는 모습만 봐도 그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해내는 노선배의 뜨끔한 충고다.

축구팬들의 정서도 황선홍 코치와 다르지 않다.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 기폭제가 된 2005 동아시아축구대회(7.31~8.7) 뒤 팬들은 “000는 패스를 안하고 너무 욕심만 낸다” “악착같이 달겨붙는 근성있는 모습이 안 보인다”며 답답한 심정을 쏟아냈다. 일차적으로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지 못한 감독의 책임이 크지만, 11명 선수들이 열심히 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거품만 잔뜩 낀 ‘답답축구’

어려서부터 오로지 “이겨야만 한다”는 승부 지상주의 문화에서 커온 한국 선수들. 그런데 정작 성인 프로팀에 들어가면, 어려서부터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공을 찬 유럽이나 남미의 선수들에 비해 승부욕이 크게 떨어진다. 국가대표 이영표는 “네덜란드에서 축구는 전쟁이다. 동료 선수까지도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나를 심하게 질책한다”며 프로근성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한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려면

언제부터인지, 한국 축구는 겉멋이 들었다. 강하게 몰아치는 ‘신바람’ 식 전통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어떤 선수가 몸관리를 잘못해 살이 쪘다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한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최근까지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할 말은 많지 않다.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회복될 수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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