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그러나 2일 기술위원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7명을 압축한 기준은 불필요한 추측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며 압축 기준에 대해 함구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안팎에서는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한 전례에 비춰 그간의 감독 영입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잣대를 다시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기술위는 일단 '한국인이냐, 외국인이냐'를 놓고 일차적인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감독을 배제한 것은 축구협회가 한국축구 발전 청사진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는 외국인 지도자에게 A대표팀을 맡겨야 한다는 원칙을 정해놓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인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을 경우 축구계 내부의 알력과 언론의 지나친 자극 등을 견디기 힘들다는 환경 요인도 작용한 듯 하다.
아울러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독일월드컵 이후까지도 감안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으로 범위를 좁힌 다음에는 21명의 외국인 후보를 놓고 크게 3-4가지 기준을 적용해 '가지치기식'으로 최종 후보자를 압축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최근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또는 유럽선수권 8강 이상의 메이저대회 성적을 올리거나 대륙.클럽선수권 우승 경험을 축적한 지도자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잉글랜드대표팀을 장기간 이끌어온 보비 롭슨(72.잉글랜드) 감독과 베르티 포크츠(57.독일), 루디 푀일러(45.독일), 마르셀로 비엘사(50.아르헨티나) 감독 등이 유리하다.
또 선수 장악력과 세계축구 흐름에 대한 지식 및 정보수집력도 주요 선별기준으로 작용했다.
전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공통적으로 장악력에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상당한 카리스마를 갖춘 마이클 매카시(46.아일랜드) 감독과 동양권 축구에 해박한 필리프 트루시에(50.프랑스) 감독이 최종 후보군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국어(영어) 구사력도 점검했지만 현재 후보군에 오르내린 대다수 감독들이 영어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어 변별 기준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브뤼노 메추(51.프랑스) 감독의 경우 지난해 코엘류 감독 사임 이후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고 한번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가 영입이 무산된 경험 때문에 다소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핌 베어백(48.네덜란드)과 이안 포터필드(59.스코틀랜드) 감독은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메이저대회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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