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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기자 간담회에서 아드보카트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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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의 카리스마는 어디서 오나
‘플레잉코치형과 관찰형의 차이’ 딕 아드보카트(58)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으면서 전임 조 본프레레(59) 감독과 다른 지도법이 축구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차이점은 여러 가지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연습장에서의 차이다. 1. 훈련장에서아드보카트는 뒷짐진 채, 본프레레는 직접 뛰어다니며 ‘작은 장군’ 아드보카트는 한 자리에 말뚝을 박은 듯 뒷짐을 지고 서서 ‘전장판’을 굽어보듯이 선수들을 관찰한다. 문제가 생기면 핌 베어벡 코치나 홍명보 코치한테 지시해 수정한다. 반면 본프레레 감독은 직접 뛰어다니면서 선수들을 다그쳤다. 일일히 뛰어다니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작전 지시는 강도가 높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상황을 체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선수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더 큰 차이가 있다. 무섭게 보이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칭찬맨이다. 한 선수가 실수를 하면 “와우! 새로운 시도야. 잘했어”라며 기를 살려준다. 똑같은 상황일 때 본프레레 감독이 주눅이 들 정도로 혼낸 것과는 다르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본프레레 감독은 공을 잘못 찬 선수에게 직접 공을 주어오게까지 했다고 말한다. 2. 선수들 실수했을 때
아드보카트 “와우! 새로운 시도야. 잘했어”, 본프레레 “직접 공 주워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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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으로 사퇴가 확정된 조 본프레레 감독이 지난달 23일 오후 숙소인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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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 “정환이는 전반, 동국이는 후반”, 아드보카트 “너희 한 방에서 생활해” “축구는 1인의 경기가 아니라 팀”이라며 기강과 단합을 요구하는 아드보카트의 엄격함은 압권이다. 안정환(29·FC메스)과 이동국(26·포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 안에서 미묘한 라이벌 관계다. 그동안 중요 경기에서 엇박자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런 상황을 전·후반 두 선수의 교체투입 방식으로 피해 나갔다. 그런데 아드보카트는 “한 방에서 생활해”라며 정공법으로 관계 재정립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몸과 마음을 부닥치는 좁은 방에서 둘은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 아드보카트는 자기생각을 지키되 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경청하는 스타일이어서, 본프레레 감독의 고집불통보다는 소통하기 쉽다는 얘기가 축구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아드보카트 감독의 새로운 지도철학과 기법, 노련한 대인관계 등은 아직은 출범 초기이지만, 아드보카트호가 일단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처럼 비쳐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겨레> 스포츠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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