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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2 18:51 수정 : 2005.10.12 19:02

일단 관찰 아드보카트
“잘했어” 기살리기 형

‘플레잉코치형과 관찰형의 차이.’

딕 아드보카트(58)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 잡으면서 전임 조 본프레레(59) 감독과의 다른 지도법이 축구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차이점은 여러가지다. 가장 큰 것은 연습장에서의 차이. ‘작은 장군’ 아드보카트는 한자리에 말뚝을 박은 듯 뒷짐을 지고 서서 ‘전장판’을 굽어보듯이 선수들을 관찰한다. 문제가 생기면 핌 베어벡 수석코치나 홍명보 코치한테 지시해 수정한다.

반면, 본프레레 감독은 직접 뛰어다니면서 선수들을 다그쳤다. 일일이 뛰어다니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작전지시는 강도가 높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상황을 체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선수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더 큰 차이가 있다. 무섭게 보이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칭찬맨’이다. 한 선수가 실수를 하면 “와우! 새로운 시도야. 잘했어”라며 기를 살려준다. 똑같은 상황일 때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에 대해 주눅이 들 정도로 혼낸 것과는 사뭇 다르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본프레레 감독은 공을 잘못 찬 선수에게 직접 공을 주어오게까지 했다고 전한다.

문지기 이운재에 대한 조련술도 차이가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일부 언론에 대놓고 “배가 나온 선수가 있다”며 질타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운재, 스트레스 받으면 배 나와.” 이런 말 한마디의 차이는 선수에게 엄청난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이운재는 요즘 눈에 띄게 전성기의 몸을 되찾아 가고 있다.

신이 난 선수들의 분위기는 이렇다. 아드보카트는 1시간 훈련을 해도 집중해서 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은 오전·오후 맹훈련 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벌써 훈련 끝났어요?”라고 아쉬워한다. 이전에 “훈련이 힘들다”라며 버거워하던 모습과는 딴 판이다.


바로 지시 본프레레
“잘해봐” 다그치기형

“축구는 1인의 경기가 아니라 팀워크의 경기”라며 기강과 단합을 요구하는 아드보카트의 엄격함은 압권이다. 안정환(29·FC메스)과 이동국(26·포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 안에서 미묘한 라이벌 관계다. 그동안 주요 경기에서 엇박자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런 상황을 전·후반 둘의 교체투입 방식으로 피해 나갔다. 그런데 아드보카트는 “한방에서 생활해”라며 정공법으로 관계 재정립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몸과 마음을 부닥치는 좁은 방에서 둘은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 아드보카트는 자기 생각을 지키되 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경청하는 스타일이어서, 고집불통의 본프레레보다는 소통하기 쉽다는 얘기가 축구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아드보카트 감독의 새로운 지도철학과 기법, 노련한 대인관계 등은 아직은 출범초기이지만, 아드보카트호가 일단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처럼 비쳐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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