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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3 18:23 수정 : 2005.10.13 18:31

스티브 김의 마드리드 통신

유럽 프로축구 3대 빅리그의 하나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호나우두·호나우디뉴 등 ‘월드스타’가 집결해 현란한 기술축구를 뽐내는 경연장이다. <한겨레>는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스페인축구협회 에이전트이며 기고가인 스티브 김의 빅리그 소식을 격주로 싣는다.

삼바군단 ‘바퀴벌레 세리머니’ 눈총

레알 마드리드 4명 입길 올라…“광대짓” “상대팀 조롱하나” 미운털

2004~2005 시즌까지만 해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초호화 군단’ 레알 마드리드에는 호베르투 카를루스와 호나우두 2명의 브라질 선수와 브라질 출신 완데를레이 룩셈부르고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올 여름 브라질 최고 유망주로 산토스 출신인 호비뉴와 지난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른 세비야 출신의 줄리우 밥티스타가 가세하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모두 4명의 삼바축구 스타와 감독을 보유하게 됐다.

예상대로 호비뉴는 프리메라리가에 잘 적응을 하고 있고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2년내에 FC바르셀로나의 호나우디뉴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밥티스타 또한 초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골을 넣으며 잘 적응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부동의 ‘왼쪽 윙백’ 호베르투 카를루스도 룩셈부르고 감독 부임 뒤 옛 기량을 되찾는 듯 하다. 호나우두도 예전 만큼 멋진 플레이는 아니지만 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의 연승 행진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내 ‘브라질 군단’은 다른 팀들로부터는 물론이고, 팀내 동료들에게까지 미움을 받고 있다. 알라베스와의 경기에서부터 시작된 그들의 ‘바퀴벌레’ 골 세리머니(사진 참조)때문이다. 알라베스 구단주인 우크라이나 출신의 피터맨은 브라질 군단을 ‘광대’라며 바퀴벌레 골 세리머니를 손가락질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로 스페인 출신 수비수 이반 엘게라마저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골을 넣은 뒤 다른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지 않고, 같은 브라질 선수끼리 파티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신사구단을 지향하는 레알 마드리드 구단주인 페레스마저 이런 행동을 자제하라며 질책했다. 사실 지난 2일(현지시각) 레알 마요르카와의 안방경기 때 3-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4번째 골(밥티스타)을 넣고 브라질 선수들이 다시 그런 세리머니를 한 것은 상대팀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조롱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이번 주말 ‘마드리드 더비’가 열린다.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이 많은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게 되는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남미 맞수이기도 해 멋진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틀레티코의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이번 안방경기에서 절대 바퀴벌레 골 세리머니가 나오지 않도록 골문을 잘 지킬 것이라고 마음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라울 곤살레스,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이케르 카시야스 등 스타급 선수들이 많다고 해서 ‘우주인 구단’(갈락티코스·Galacticos)이라고 불리기도 한 레알 마드리드. 이번 시즌부터는 ‘바퀴벌레구단’(쿠카라차스·Cucarachas)으로 불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chunba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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