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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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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화창한 가을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모인 원로축구인, 현장지도자, 축구협회 직원들의 표정에는 새신랑 같은 기대감이 묻어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한축구협회가 8일 오전 사단법인 현판식을 하고 법인으로 출범했다. 회장 중심 체제에서 이제는 상급기관인 문화관광부의 감독을 받는 좀더 민주적인 조직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은 “법인화로 축구협회의 위상과 함께 책임감이 더 높아졌다”며 “더 투명하고 더 열심히 일해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축구협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임의단체이던 축구협회가 법인화하면서 바뀌는 것은 여러가지다. 우선 1999년 완공된 수백억원대의 축구회관은 이제 법인 명의로 등기부에 기재된다. 회장 것이라는 오해는 이제 설 자리가 없게 됐다. 축구협회를 상징하는 호랑이 엠블럼 등 무형의 자산도 회장이 아닌 법인 이름으로 등록된다. 연간 280억원에 이르는 축구협회 예산 집행도 더욱 투명한 관리를 받게 된다. 경기단체 중 재정·인원 규모가 가장 큰 축구협회가 이제야 법인이 된 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빠를 수 있다. 법인화 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협회의 역동성은 53명의 평직원이 참여한 노동조합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분위기가 창조의 모태가 되고 있는 셈이다.축구협회는 그동안 주먹구구식 행정, 국가대표팀 우선주의, 축구의 정치수단화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법인화로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갓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가 ‘오로지 축구를 위한’ 순수단체로 국민의 사랑을 받기 바란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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