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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평가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안정환이 첫 골을 넣은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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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안정환(FC메스), 김영철(성남)의 골로 북유럽 강호 스웨덴과 2-2로 비겼다. 1948년 런던올림픽 맞대결(0-12패) 이후 대 스웨덴 전적은 2무2패가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1승1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7분 최전방 공격수 안정환의 통렬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피파) 랭킹 13위의 강호 스웨덴의 반격이 거셌다. 1분 뒤 벌칙구역에서부터 2대1패스를 주고받아 한국 문전을 파고든 요한 엘만데가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후반 6분 수비수 김영철의 헤딩골로 다시 앞서갔으나, 5분을 더 버티지 못하고 마르쿠스 로젠보리의 기습골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한 법. 3-4-3 대형으로 나선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유럽파 재주꾼 이영표(토트넘)를 지난해 중국서 열린 아시안컵 이후 1년4개월 만에 자신의 ‘고향’인 왼쪽 미드필더 자리로 앉혀 영양만점의 활약을 꽃피게 했다. 지난달 이란전 영웅 조원희(수원) 또한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와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2000년 허정무 감독 시절 ‘좌 영표-우 (박)진섭’,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좌 영표-우 (송)종국’의 구성과 비슷하게, 이번에는 ‘좌 영표-우 (조)원희’라는 새로운 좌-우 미드필더 조합이 출현한 것이다.
전임 조 본프레레 감독 시절 김동진(서울)을 살린다는 이유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보직이 변경됐던 이영표. 이날 다시 왼쪽으로 돌아온 이영표는 ‘물 만난 제비’처럼 날아 다녔다. 전반 22분 상대 측면 후방을 깊숙히 파고든 뒤 특유의 헛다리짚기로 수비의 혼을 빼놓은 뒤 올린 센터링은 5만9천여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영표가 뜨면 상대 골지역의 수비수들은 다급하게 걷어내기에 바빴다. 이영표는 후반 28분에서 왼쪽 구석에서 두 명의 수비수를 앞에두고 한 명을 먼저 쓰러뜨린 뒤 공을 띄워 안정환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엮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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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월드컵경기자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 김영철이 스웨덴을 상대로 헤딩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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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게 공을 차기는 조원희도 마찬가지 였다. 지난달 이란전이 생애 첫 대표팀 경기였고, 그 때 첫 골까지 넣은 조원희. 그는 대표팀 새내기답지 않게 오른쪽 자기 구역에서 말 그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당황하지 않으면서 공을 연결해주는 여유로움, 치고 빠져 나갈 줄 아는 요령,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부지런함까지 만점 활약이었다. 순수 국내파인 조원희를 보면 K리그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선수를 키워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막내 격인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울산), 90년대 후반 대표팀에 발탁된 뒤 오랫동안 잊혀졌던 시간을 딛고 이날 A매치 데뷔골을 넣은 김영철, 이영표에 밀려 왼쪽 수비수로 내려간 김동진, 노장 최진철(전북), 날렵한 공격수 박주영(서울), 후반에 투입된 김두현(성남)까지 국내파들도 열정적인 축구를 했다.
모처럼 선보인 해외파 설기현(울버햄프턴)은 전·후반 각각 오른쪽과 왼쪽 날개 공격수를 맡으면서 여러 차례 공을 중앙으로 띄워주며 활력을 높였다. 설기현의 크로스와 이영표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한국은 그동안 취약했던 측면 공격력이 대폭 살아났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에서 골을 기록한 뒤 1년여동안 침묵했던 안정환도 야무진 선제골 성공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은 장군’ 아드보카트 감독은 16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동유럽 강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다시 한번 평가전을 벌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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