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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친선경기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이동국 골 16일 밤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한국-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후반 두번째 골을 터뜨린 이동국이 동료들과 환호하며 그라운드를 달려가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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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집중력 되찾았다=지난 12일 스웨덴전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가 득점 직후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너무 쉽게 실점한다는 점이었다. 한국은 스웨덴전과 똑같이 김동진-김영철-최진철이 선발 스리백으로 나왔고 후반에는 김동진 대신 J리거 김진규가 투입됐다.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수비경험이 부족한 김동진의 클리어링이 다소 약해 위기를 맞았고 후반 초반 최진철의 헛발질은 스웨덴전 두번째 동점골과 비슷한 실점 상황으로 이어질 뻔 했다. 김학범 감독은 "수비에서 위험한 패스가 눈에 띄었다. 잘리면 골로 연결될 뻔 했다. 뭔가 보여주려고 하니까 드리블이 길어지는 경향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진 건 집중력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전체적으로 협력 수비가 좋았다. 수비수 개개인을 누가 좋아졌다고 평할 수는 없지만 상대 속공을 적절히 차단했다. 미드필더진이 먼저 끊어줬고 좌우 윙백 이영표, 조원희가 번갈아 내려와 수세로 전환할 때는 다섯 명으로 숫자를 불렸다"고 평했다. "오늘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실험한 것 같았다"는 신문선 SBS 해설위원의 진단은 정확한 해답을 찾았다. ◇되살아난 화력=아드보카트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볼 점유율이 70%에 육박했는데도 무승부에 그친 점은 '비생산적'이었다고 인정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한국은 전반 20분 이후 수세가 있었지만 리드를 지켰고 후반에는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며 그라운드를 시종 '장악'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누누이 강조한 '지배하는 경기'를 실현한 셈이다. 화력은 90분을 지배한 데서 자연스럽게 살아났다. 후반 7분 차두리의 헤딩, 8분 이동국의 사각 슈팅, 12분 이동국의 시저스 킥 시도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인 끝에 기막한 역습 찬스가 찾아왔고 이동국은 60m 가까운 질풍 드리블과 캐넌슈팅으로 쐐기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아드보카트호는 약속이나 한 듯 매 경기 2골씩 작렬했다. 특히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월드컵축구 유럽 지역예선 10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만 내준 유럽 최고의 철벽 수비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공격진이 상대 포백 수비에 고립되지 않도록 미드필더진이 가담해 수적 우위를 점하는 과정이 좋았다"고 했다. 다만 공격 전개시 좌우의 불균형은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초반 이영표-박지성의 왼쪽은 불 점유율을 높였지만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차두리는 몸싸움으로 상대에 부담을 줘 나름대로 공헌을 했다는 평가다. ◇세트플레이 '가공할 득점루트로'=한국축구의 약점 중 하나가 프리킥.코너킥 세트플레이시 득점률이 낮다는 점이다. 아드보카트호는 스웨덴전에서 프리킥으로 김영철이 헤딩골을 넣고 이날 최진철이 이을용의 크로스를 머리로 꽂아넣어 세트플레이가 중요한 득점 루트임을 확인했다. 본프레레호에서 외면당하다 대표팀에 재승선한 이을용은 전담 키커로 제 역할을 소화해냈다. 선취골을 만들어낸 장면은 왼쪽 터치라인 앞에서 올린 이을용의 크로스가 낮고 빨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완만한 곡선 크로스 대신 장신 수비진 앞에서 '잘라 먹을 수 있는' 크로스를 무기로 장착한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라커룸에 3가지 유형의 세트플레이 작전도를 붙여놓고 시뮬레이션을 했다. 수비시에도 5가지 상황 대처법이 기막히게 적중했다. 한마디로 작전의 승리였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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