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7 18:23
수정 : 2005.11.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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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확 바꾼 아드보카트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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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이 출범 한달여만에 2승1무로 급상승세를 타면서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전망이 ‘불안’에서 ‘희망’으로 급반전됐다.
그럴만도 한 것이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이란(2-0승), 스웨덴(2-2무), 세르비아-몬테네그로(2-0승) 등 강호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제 유럽의 강팀을 만나더라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팀으로 업그레이드 된 한국축구. 출범 한달만에 체질을 확 바꾼 아드보카트호, 과연 비결이 무엇이길래?
서릿발 카리스마…선수들 정신 ‘번쩍’ = ‘팀 약속 10분전까지는 도착하라’, ‘버스 안에서 이동 중일 때는 전화하지 말라’, ‘방 친구는 내가 배정한다’, ‘잠은 충분히 자라’…. 모두 강력한 규율을 느끼게 한다. 10월12일 이란전을 앞두고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대표팀 소집령을 내릴 때,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가용을 직접 끌고와서는 안된다”며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버스 안에서 전화하면 다른 선수들한테 방해된다”는 것은 동료를 배려하라는 말이다. 이동국과 안정환은 경쟁자로서 한때 껄끄러웠다. 누구도 둘이 한방을 쓰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둘을 한방에 묶었다. 최근 둘은 “서로 잘한다”며 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선수 기 살리기 ‘효과 만점’= 14일 안정환이 연습경기에서 멋있는 발리킥을 했지만 공은 골대 위를 지나가 버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빙그레 웃으며 “잘했어, 좋은 시도야”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선수들은 과거 “언제 훈련 끝나요”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훈련 더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친다. 17일 출국한 박지성과 이영표는 “대표팀이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했다”며 “이게 가장 큰 성과”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5c적재적소 용병술로 전력 업그레이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세계적 왼쪽윙백 이영표는 이전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쓰였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뒤 왼쪽으로 제자리를 찾으면서 기량의 100%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무명 조원희·이호의 발굴도 눈에 띈다. 조원희는 세번 모두 출장시켜 자신감을 팍 키워 놓았다. 한동안 대표팀에서 배제된 ‘악바리’ 이을용을 불러들인 것 또한 선입견없이 대표팀 자원을 관리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막강 보좌진도 큰 힘= 핌 베어벡 수석코치, 홍명보 코치, 압신 고트비 비디오분석관. 선수들을 무한경쟁시키고, 작전구상을 돕는 참모들이다. 베어벡 코치는 “박주영은 유럽에서 뛰기에는 부족하다”며 일침을 놓았다. 잘 나가는 박주영한테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결과는 대성공. 박주영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홍명보 코치는 선수들한테는 엄한 형이며, 아버지 같다. “잘 편집된 비디오 전력분석”도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인다.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이 “16일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모처럼 기분좋고 신났다”고 말한 것에는 그만큼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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