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1 18:49
수정 : 2005.12.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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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아축구 무대서 ‘왕따’ AFC 시상식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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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시상식 들여다보니
“일본을 위한 밤이었다.”(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상 줄 때 한국은 없었다.”(시상식 참가자)
한국축구가 ‘아시아 맹주’를 자부하고 있으나, 정작 아시아축구연맹(AFC) 무대에서는 변방의 소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월30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05 아시아축구연맹 총회 시상식 때 한국축구는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확실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축구인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축구 외교력과 위상이 낮은 탓”이라고 지적한다.
일본·아랍잔치…한국은 빈손
일본과 중동의 독무대= 아시아축구연맹의 든든한 스폰서인 일본은 이날 △올해의 국가대표팀 △올해의 여자선수 △올해의 여자국가대표팀 △다이아몬드상 등 4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가와부치 사부로 일본축구협회 회장이 받은 다이아몬드상은 올해 첫 제정된 특별상으로, 아시아축구 무대에서 일본의 입김을 반영한다.
중동지역은 △올해의 클럽팀(알 이티하드) △올해의 선수(알 몬타샤리·알 이티하드) △올해의 풋살팀(이란)을 휩쓸었다. 다만, 북한의 최명호가 올해의 청소년 선수로 선정됐다. 올해의 협회상은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의 나라인 카타르 축구협회가 차지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인 피터 벨라판은 말레이시아인 출신으로 오랜 동안 연맹을 좌지우지해왔으며 일본쪽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한국과는 거리를 둬왔다.
축구협회의 무관심 탓?=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국내업무 등 때문에 2년 연속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나마 함맘 회장을 견제하고, 쓴소리를 하는 중량급 인물이지만 자꾸 거리를 두는 까닭에 아시아 무대에서의 발언권은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심판위원회에 2명의 축구인(김인수, 임은주)과 경기위원(가삼현 축구협회 사무총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외교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총회에 참석하고 온 한 축구인은 “상 하나 타지 못하고, 수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쓸쓸한 분위기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외교력 부족 아쉬워
“전문가 키우고, 관심 쏟아야”= 아시아축구연맹은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아 예선의 경기를 조직하고, 심판을 배정하는 등 각국 협회에 대해 유·무형의 힘을 발휘한다. 가능한 많은 위원회에 사람들이 들어갈수록 유리해진다. 이를 위해서 영어 구사능력을 갖춘 축구 행정가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장도 아시아무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관계망을 넓혀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가삼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시상식은 아시아축구연맹 심판위원회의 평가점수를 기준으로 해 공정하게 이뤄진다”며 “그것과는 별도로 축구협회가 전문인력을 많이 키워 아시아축구연맹 각 위원회에 들어가도록 하고 관심을 더 쏟을 필요는 있다”고 인정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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