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4 18:58
수정 : 2005.12.14 23:09
|
울산 현대미포조선의 김영기(왼쪽)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의 이동원과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
전남 꺾고 FA컵 결승진출 ‘실업 반란’
4개 프로팀 줄줄이 격파…사상 처음
“우리는 헝그리 정신으로 결승까지 올라갔다.”(유진회 현대미포조선 감독대행)
14일 오후 체감온도 섭씨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4강전. 이번 대회 ‘아마반란’의 주역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또다시 K리그 강호 전남 드래곤즈를 3-1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이재천 김영기 정민무의 연속골로, 벌칙차기로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허정무 감독의 전남에 완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갔다. 프로팀(K리그)이 아닌 실업팀(K2리그)이 결승에 오른 것은 1996년 축구협회컵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현대미포조선은 10월26일 32강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누른 것을 시작으로 4강전까지 4개의 프로팀을 모두 고꾸라뜨리며 우승을 향해 9부 능선을 넘었다.
프로팀 선수에 비해 돈도 명예도 적고 관심도 받지 못하는 현대미포조선 선수들. 그러나 이날 강추위도 그들의 훨훨 타오르는 투혼 앞에서는 미풍에 지나지 않았다. 반바지 안에 스타킹 바지를 입고 나온 일부 전남 선수들과 대비된 그들은 불굴의 전사였다.
현대미포조선은 경기 시작부터 전남 문지기 김영광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예리한 슛을 쏘아대며 기선을 잡았다. 전반 40분 수비벽을 맞고 흐른 공을 이재천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균형은 무너졌다.
후반 4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 올라온 공을 김영기가 골지역 중앙에서 두번째골로 연결시켜 전남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전남은 후반 17분 상대 골키퍼 반칙으로 노병준이 페널티골을 성공시켰으나, 추가포를 터뜨릴 뒷심이 없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신임 사령탑으로 내년 1월1일 부임하는 최순호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전북 현대는 인천 한국철도를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현대미포조선-전북의 결승전은 1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4강전 전적
울산 현대미포조선 3-1 전남 드래곤즈(1:0/2:1)
△득점=이재천(전40분) 김영기(후4분) 정민무(후48분·이상 현대미포조선) 노병준(후17분·PK·전남)
?5c전북 현대 3-1 인천 한국철도(2:0/1:1)
△득점=밀톤(전16분·후44분) 보띠(전45분·이상 전북) 정현규(후23분·한국철도)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