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팀 출범…월드컵 잉여금 100억 지원받아
“미래 축구는 여자들의 무대다.”(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회장)
1995년 2회 스웨덴 여자월드컵 때 블라터 회장이 한 말이 한국 무대에서도 동력을 얻기 시작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회장 이의수)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실업리그(4개팀)를 출범시키기로 하는 등 올해를 ‘여자축구 중흥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월드컵 잉여금 중 100억원을 지원받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연맹 살림규모를 연 100% 이상 신장시키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여자들은 축구하기를 원한다’= 현재 국내 여자축구선수는 초(24개)·중(22개)·고(17개)·대학(6개)·실업(4개) 73개팀에 소속된 1700여명과, 각 지역별 어머니축구회나 여성클럽에서 뛰는 회원들을 포함해 5500명에 이른다. 피파랭킹 22위(한국) 안에서 가장 적은 숫자다. 여자축구를 접하는 기회가 늘어날 경우, 이 수치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여자축구연맹의 판단이다.
2005년 말 현재 미국축구인구 중 855만명이 여자 선수이고, 이런 여성선수들의 비율은 남자선수의 45%까지 이른다. 일본도 최근 5년간 여자축구인구가 56% 늘어났다. 유진호 여자축구연맹 대리는 “클럽모임 등을 열어보면, 아주머니들이 축구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며 “팀 수를 늘려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
올해부터 4개팀이 여자실업리그 출범= 여자축구연맹은 INI스틸, 대교, 서울시청, 일화 등 4개의 실업팀이 참가하는 여자실업리그를 올시즌부터 열기로 했다. 이의수 회장은 “기존의 각종 국내외 대회 사이의 틈을 활용해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할 예정”이라며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도 팀을 창단할 경우 5개 실업팀이 리그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올해 월드컵 잉여금 가운데 20억원을 클럽리그 활성화에 쓰기로 했다. 현재 미국(59개팀) 일본(14개팀) 중국(8개팀) 북한(1부 8개팀, 2부 22개팀) 등 여자축구가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리그제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팀 늘린다= 여자축구연맹은 각 권역별로 여자축구부가 있는 초등학교와 기업을 연결하는 ‘1교(校)-1사(社)’ 후원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학습지 기업인 대교의 지원(연 3억원)으로 이뤄지는 초등학생 영어학습지 선생 방문 교습(주 1회)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연맹은 이밖에 지도자 육성을 위해 지도자 워크숍과 능력향상과정 프로그램, 해외국제대회 참관을 지원한다. 이의수 회장은 “여자축구는 스포츠로서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여성권익을 보여주는 척도”라며 “국내리그 활성화 등을 통해 내실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