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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6 19:03 수정 : 2006.01.16 19:03

‘5백’이라 불리는 탄탄한 수비
무리뉴 감독의 ‘멀티 조련술’

“마치 로봇이 축구하는 것 같다.”

핌 베어백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는 지난해말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특강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절대강자’ 첼시의 축구를 이렇게 비유한 적이 있다. 로봇축구라는 표현에는 기계적이라는 뜻과 함께 쉽게 함락시킬 수 없는 공포의 팀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실제 첼시는 16일 선덜랜드를 2-1로 꺾고 10연승을 질주하며, 20승1무1패(승점61)로 단 한번 패배를 안겼던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45)를 멀찌감치 따돌린 채 단독선두를 고공비행했다. 국내 축구팬들도 첼시의 고공행진이 궁금하기만 하다. 과연 무엇이 있길래?

돈이 전부가 아니다= 2003년 7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이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한 뒤 2005년 5월까지 선수 영입을 위해서만 쓴 돈이 2억1330만파운드(3732억원)로 추산된다. 인수비용과 100억원대에 이르는 주제 무리뉴 감독의 연봉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돈이 첼시에 들어갔다. 그래서 ‘부자구단’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그러나 첼시가 50년 만에 2004~2005 프리미어리그와 칼링컵(2005년 2월)을 제패하는 등 초고속으로 정상에 올라선 것이 반드시 돈 때문은 아니다. 가령,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는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데이비드 베컴, 호비뉴, 호베루트 카를로스 등 수천만달러의 이적료를 들여 데려온 초호화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리그에서 절대강자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마켈렐레가 ‘첼시의 핵’= 첼시의 강점은 11명이 헌신적으로 자기 자리를 지켜주는 수비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클로드 마켈렐레와 ‘거미손’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존재는 우뚝하다. 프랑스대표팀 주전이기도 한 마켈렐레는 공·수 연결의 매개구실을 할 뿐 아니라, 수비공간을 커버해주는 지능적인 플레이까지 펼쳐 첼시 수비는 4백이 아니라 5백이라는 평가를 듣게 만든다. 프리미어리그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을 보유한 체흐도 리그 20개팀 중 팀을 최소실점(48득점, 11실점) 팀에 올려놓고 있다.

지도자가 다르다= 그러나 무엇보다 2003~200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FC포르투를 정상에 올린 뒤 첼시로 온 무리뉴 감독의 리더십이 성공의 열쇠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아르옌 로벤, 조 콜 등 현재 첼시 공격의 주축을 그가 낙점했다. 모두 초특급 스타들은 아니다.

그러나 로벤이나 콜, 데이미언 더프 등은 좌·우를 번갈아 가며 뛸 수 있도록 멀티로 조련됐다. 말 많고 탈 많은 선수는 아무리 뛰어나도 아웃이다. 루마니아 출신 골잡이 아드리안 무투(유벤투스)는 뛰어난 기량에도 방출됐다. 일부에서는 “무리뉴 감독이 결과와 트로피 개수를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라는 낮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를 완벽하게 이길 수 있는 팀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무리뉴는 그래서 가장 잘 나가는 실력파 지도자로 꼽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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