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5 17:50
수정 : 2005.02.15 17:50
점심 시간 1시간 내내 웃고, 떠들고, 먹는다. 잠시도 쉬지 않는다.
15일 안양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난 에스비에스(SBS) 5연승의 주역 단테 존스(30). 그는 넘치는 에너지를 어찌할 줄 몰랐다. 예정일보다 2달 반이나 일찍 태어났다는 이 칠삭둥이는 종일 몸을 가만두지 못한단다. 통역은 그가 종일 ‘업’되어 있다고 거들었다.
“제 첫 코치이자 미식축구 선수였던 아버지는 ‘일단 시작하면 멈추거나 기죽지 말고 그 분야의 최고가 되라’고 격려해 줬죠.”
존스는 미국 하부리그인 에이비에이(ABA)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이자 에스비에스에 먼저 영입됐던 주니어 버로의 전화 한통에 한국행을 결정했다. 버로는 태평양 너머 ABA리그 내슈빌에서 뛰고 있던 그에게 “우리는 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존스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의 가담 이후 팀은 5연승. 경기당 27.6점. 12.4튄공. 제자리에서 99㎝를 뛰어오르는 가공할 탄력, 성공률 55%의 정확한 슛, 탄탄한 수비력에 팀을 띄우는 활력까지 모두 놀랍다. 농구계 일부에서는 4위인 에스비에스의 시즌 전망치가 그의 가세 뒤 우승 근접까지 수정되기 시작했다.
존스의 자신감엔 1996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선발에서 1라운드(21순위)에 지명됐다는 것도 있다. 선발 당시 부상 중이었음에도 지금 엔비에이 무대에서 날고 있는 앨런 아이버슨(1순위), 코비 브라이언트(13순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뉴욕 닉스에 낙점받았다. 하지만 그 뒤 잦은 부상 탓에 유럽 리그를 전전했다. 2001~2002 시즌엔 이탈리아리그 나폴리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존스는 “가끔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엔비에이 최고, 나는 엔비에이 밖에서 최고다”며 “곧 그들과 같은 무대에서 겨뤄보고 싶다”고 빅리그 꿈을 내비쳤다. 등번호 32엔 매직 존슨같이 되려는 그의 소망이 담겨있다.
존스는 “5연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웃는다. 물론 낙관은 아직 이르다. 드리블 능력이 부족하고 케이씨씨(KCC), 오리온스 등 강한 조직력의 팀과도 아직 맞붙지 않았다. 그러나 동료 김성철의 말처럼 존스가 “팀을 우승 대열에 올렸다”는 것은 분명해 뵌다.
안양/글·사진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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