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6 14:44
수정 : 2005.02.16 14:44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인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개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오는 23일 실시되는 제35대 체육회장 선거는 이연택 현 회장의 조심스러운 우세가 예상됐지만 검찰에서 판교 부근 택지를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한 혐의로 이 회장을 내사중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장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일단 이연택 회장은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판교 토지 헐값 매입 의혹은 자신을중도 사퇴시키기 위한 음해"라고 주장하며 선거에 끝까지 임할 뜻을 분명히 했지만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검찰이 이 회장을 출국금지시키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여 집권 여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정길 후보가 무혈입성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정길 회장측에 역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정길 회장은 지난 달 3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연택 회장에게 불출마를 권유했고 앞으로도 (자신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이 회장을 압박했었다.
때문에 회장 선거 1주일을 앞두고 불거진 이번 사건은 검찰의 김 회장 지원용이아니냐는 뒷말까지 낳고 있다.
선거를 목전에 둔 미묘한 시기에 구두로 소환을 통보해 결과적으로 언론에 크게 보도되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김 회장 캠프에서도 검찰 확인에 앞서 이연택 회장 내사 사실을 기자들에게알려 취재를 유도하는 등 분위기를 몰아갔었다.
하지만 이연택 회장이 해명자료 내용대로 선거를 강행한다면 현재로선 결과를예측할 수 없다.
지난 2002년 중도사퇴한 김운용 전 회장의 후임으로 체육계 수장에 오른 이 회장은 2년7개월의 잔여임기동안 아테네올림픽과 부산아시안게임 등을 대과없이 치렀다는 평을 받는데다 산하 가맹단체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이 회장측은 49개의 가맹단체 중 15표안팎의 고정표는 이번 의혹 사건에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김정길 회장은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협회와 공공기업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단체 등을 중심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연택 회장과 김정길 회장이 경선에 돌입한다면 삼성과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회장을 맡고 있는 협회의 표심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은 육상과 테니스, 빙상, 레슬링, 승마 등을 지원하고 있고 현대는 축구,양궁, 야구, 조정 등을 이끌고 있다.
이연택 회장이 중도 사퇴할 지, 끝까지 경선에 나설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검찰의 내사라는 돌발변수까지 끼어들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번 체육회장선거는 재벌기업의 투표권이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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