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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7:46 수정 : 2005.02.20 17:46

김창금 기자의 튄공잡기

“쥐구멍에도 해뜰 날 있다더니, 에스비에스 정말 무섭네!”

프로농구 에스비에스(SBS)의 시즌 후반 연승행진을 지켜본 농구기자들의 반응은 경악과 호기심이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에스비에스는 어중간한 팀, 특색 없는 팀으로 각인돼왔다. 프로원년 정규리그 2위를 한 적이 있지만 늘 4~9위였다.

그런데 그렇게 지지부진한 에스비에스가 올 시즌 ‘챔피언 후보’로까지 급부상했다. 이달 초 영입한 외국인 선수 단테 존스 효과 때문이다. 존스는 5일 케이티에프(KTF)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일까지 8경기에 출장해 팀 연승을 이끌었다.

그가 온 이후로 양희승 김성철 이정석 은희석 김희선 등 국내 선수들도 눈에 띄게 자신감이 늘었다. 양희승은 “존스가 들어와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어떤 팀을 만나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열혈남아’ 김동광 감독도 신바람이 났다. 김 감독은 19일 선두 티지(TG)삼보와의 경기 4쿼터 중반 작전타임 때 “야, 2~3분만 더 뛰고 쉬자”라며 여유를 보였다. 15점차 이상 앞서 있는 상황에서 구구절절한 전술보다 훨씬 더 화끈하고 효과적인 멘트를 한 셈이다.

이달 새 단장이 부임한 것도 에스비에스의 상승세와 맞물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절묘하다. 사실 프로 원년부터 팀을 맡았던 전 단장은 프로농구 사상 최대 상처인 2003년 12월 에스비에스 몰수패 때 현장에 있으면서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간 책임이 있었다. 선수단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사령탑 운신의 폭을 좁게 했다. 그런데 새 단장은 “팀에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 할 수 있는 대로 마음껏 해보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한다. 구단 전체의 새로운 분위기가 팀을 활력있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영입됐을 뿐임에도 프로농구판 전체 판도가 한꺼번에 흔들리는 것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시즌 케이씨씨는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모비스로부터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아르 에프 바셋을 데려가 챔피언이 된 적도 있다.

아무튼 농구팬들은 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존스의 등장으로 더 많은 볼거리를 얻었다. 만년 중하위권 에스비에스의 ‘이변’ 가능성은 덤이다. 스포츠판의 반역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에스비에스의 막판 돌풍은 타 구단의 시샘과 함께 더욱 눈길을 모은다.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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