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3 18:22
수정 : 2005.02.23 18:22
신임 체육회장 김정길씨
대한체육회가 ‘실세 정치인’ 김정길 시대를 맞았다. 제35대 회장에 선출된 김정길 신임회장은 당선 직후 정권 실세다운 거창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돌출한 검찰의 이연택 전임 회장 내사와 과열 선거전에서 나타난 갈등의 골이 깊어 이를 빨리 치유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김 신임 회장은 23일 당선 직후 한 기자회견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성사를 위해 상반기 안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진위원회 구성도 고려하고 있으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북한을 방문해 북쪽 당국자와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핸드볼이 은메달을 따낸 직후 체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체육예산을 국가예산의 1%까지 끌어올리고 체육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이 공약을 “정부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체육청 신설이 쉽지는 않지만, 앞서 문화관광부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명칭을 바꾸고 체육담당 차관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포츠 외교관을 양성하고 스포츠강국의 주요 대사관에 스포츠 담당 직원을 두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검찰 내사가 불거지면서 외부 개입 논란을 빚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평생 공작정치와 맞서 싸워왔다고 자부했는데 오히려 주도했다는 오해를 받아 곤혹스러웠다”며 “인사는 지역과 종목에 편중되지 않게 하고 백지상태에서 임원과 사무국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체육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4일 오후 3시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제86회 전국겨울체전 개막식 참석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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