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5 18:29
수정 : 2005.02.25 18:29
특급거포 김민지 등장에 여자배구계 '화들짝'
데뷔전 37득점‥ 팀공격 절반 소화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대형 거포의 등장으로 여자 배구계가 설레고 있다.
주인공은 엘지칼텍스정유의 2년차 ‘중고 신인’ 김민지(19). 김민지는 24일 2005 브이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며 우승후보 케이티앤지를 3-2로 꺾는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약체로 평가받던 엘지정유가 시범경기 우승팀 케이티앤지를 잡은 것은 순전히 김민지의 힘이다. 그는 1년여의 재활 끝에 코트에 돌아온 첫 경기에서 팀 전체 공격 206개 중 절반에 가까운 89개를 소화하며 모두 37득점을 성공했다. 이는 남자부 이경수(엘지화재)가 기록한 한 경기 36점을 뛰어넘는 대단한 기록이다. 후위공격도 6개나 성공시켜 이번 리그부터 여자부에서 채택한 2점짜리 후위공격제 혜택을 톡톡히 봤다.
김민지는 2003년 말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임에도 전체 1순위로 1억5000만원을 받고 엘지정유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중앙여중 3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유스대표팀을 거쳐 청소년팀 주전으로 뛰었고, 2003년 아시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베스트6에 들고 블로킹상을 받았다. 그를 잡기 위해 엘지정유와 흥국생명이 서로 꼴찌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첫 시즌을 부상으로 못 뛴 그는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을 거친 뒤 팀의 주포로 돌아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신예들이 범하기 쉬운 강공 일변도에서 탈피해 연타를 적절히 섞는 노련미까지 선보였다. 그는 “상대가 강공을 예상하고 중앙을 비워 연타로 빈자리에 찔러넣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장점은 186㎝의 큰 키에도 몸이 유연하고 수비와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점. 이정철 경기감독관(전 흥국생명 감독)은 “앞으로 관리만 잘한다면 거포 장윤희(전 엘지정유·은퇴)를 잇는 대표팀 왼쪽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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