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1 19:38
수정 : 2005.03.01 19:38
프로농구 최다…TG, 2년연속 정규리그 우승 확정
단테 존스 열풍을 탄 에스비에스(SBS)가 프로농구 최다인 12연승 새 역사를 썼다. 티지(TG)삼보는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안양 에스비에스는 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04~2005 애니콜 프로농구에서 부산 케이티에프(KTF)를 93-88로 누르고 12연승을 내달렸다. 이제 누가 에스비에스의 연승행진을 막을 것이냐가 프로농구의 관심사가 됐다. 12연승은 현대와 에스케이(SK)가 각각 1997~98, 01~02시즌에 거둔 11연승을 넘어선 최다연승 기록이다.
에스비에스는 체육관을 가득 메운 6700여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단테 존스(29점·20튄공)는 여전했고 양희승(13점)도 착실히 점수를 올렸다. 한 때 20여점을 앞서던 에스비에스는 4쿼터 중반 상대 손규완에게 거푸 3점슛을 내줘 75-73까지 쫓기기는 등 최대 고비를 맞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내 김성철(22점)의 3점포와 존스의 골밑 슛으로 달아나며 농구사를 새로 썼다.
창원에서는 원주 티지삼보가 창원 엘지(LG)에 80-92로 졌으나 2위를 달리던 케이티에프 역시 지는 바람에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컵(상금 5천만원)을 안았다. 티지삼보는 지난해 10월30일 리그 개막과 함께 7연승을 달리며 1위에 올라선 뒤 11월 말부터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소리없이 강한’ 전주 케이씨씨는 원정 경기에서 이상민의 트리플더블(11점·11튄공·12도움)에 힘입어 대구 오리온스에 98-95 역전승을 거두고 공동 2위로 올라섰다. 6강 진입을 향해 갈길 바쁜 서울 삼성은 울산 모비스를 102-97로 꺾고 5위권으로 입성한 반면, 서울 에스케이는 인천 전자랜드에 82-90으로 져 7위로 떨어지면서 명암이 갈렸다.
창원 안양/성연철 조기원 기자
sychee@hani.co.kr
“선수들 지금처럼만…긴장 풀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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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동광 감독
‘아직도 고지는 멀다.’
올 시즌 가장 행복한 김동광 에스비에스(SBS) 감독은 1일 “연승 대기록이 기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추기는 어렵다”며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뜻을 에둘러 말했다. 이왕 상승세를 탄 것, 단독 2위까지 해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경쟁자인 케이티에프(KTF)와 케이씨씨(KCC)를 제칠 수 있다. 그렇게만 되면 플레이오프 1회전(3-6위, 4-5위 대결)을 건너뛰고 플레이오프 2회전(4강전)으로 직행하기 때문이다.
‘복덩이’ 단테 존스 합류 이후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과 달라진 몸놀림을 보이는 것도 김 감독의 꿈을 시즌 초 6강에서 2위로 수정하게 한 요인이다. 김 감독은 “양희승, 김성철, 이정석, 은희석 등이 완전히 살아났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기록은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다. 확실한 2위를 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기록 경신보다 백배는 의미 있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 사령탑 시절(2000~2001 시즌) 챔피언 맛을 본 김 감독으로서는 플레이오프를 유리하게 치른 뒤 다시 챔피언의 단맛을 볼 준비에 들어갔다.
안양/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챔프전이 진짜…헹가래 안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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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 전창진 감독
“오늘도 헹가래 안 받을 겁니다. 정규리그 우승은 목표의 50%에도 못미치는 것 아닌가요? 챔프전 우승이 진짜지.”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명장’ 전창진 티지(TG)삼보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저 너머를 내다보고 있었다. 마음 속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케이씨씨(KCC)에 챔프를 빼앗겼던 한이 생생히 남아 있다.
전 감독은 4라운드 막판 ‘읍참마속’하면서 야심을 드러내 보였다. 현란한 개인기로 팀의 승승장구를 이끌던 처드니 그레이를 내보냈다. 대신 김주성이 하는 구실을 나눌 수 있는 아비 스토리를 데려왔다. “시즌을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했지만, 전 감독은 시즌 시작하면서부터 그레이의 교체 시기를 재고 있었다. 지난 시즌 팀의 기둥 김주성이 체력이 달려 챔프전에서 고전하는 것을 본 것이다. 그레이로 챔프전은 안 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전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태백산에서 2주 동안 ‘지옥 체력훈련’을 해 약점이던 부족한 승부근성도 키웠다.
지난해도 리그 우승 헹가래를 챔프전 뒤로 미룬 전 감독의 진짜 승부는 이제 막이 올랐다. 그가 이번엔 미뤄둔 헹가래를 받을 수 있을까?
창원/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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