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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장 취임식은 정계행사(?) |
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김정길 신임 대한체육회장 취임식에 전.현직 의원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이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당선되기 전까지 정계에 오래 몸담았던 터라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전임 회장 취임식과는 달리 정치인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자 체육계에서는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행사 참석자 중에는 물론 민관식 고문을 비롯한 체육계 원로와 가맹 경기단체장등 체육인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여.야 현역의원 20여명과 전 의원 10여명이 참석했고 주한 외교사절 1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동안 체육회장과 경기단체장 취임식은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내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을 이용하는 게 관례였으나 이날 취임식은 참석자가 1천명에 육박하는 등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도심 호텔의 그랜드볼룸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정계 인사들의 참석 편의를 위해 도심 호텔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관측도 나왔으나 체육회는 "당초 올림픽파크텔을 예약했다가 취임식 날짜가 2일에서 3일로 바뀌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도심 호텔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하다 보니까 취임식 말미에 내빈들이 단상 앞으로 나와 축하 떡을 절단하는 순서와 기념촬영 때에도 몇몇 경기단체장들이 "내가 나갈 자리가아닌 것 같다"며 머뭇거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일부 단체장들은 소속 임원과 체육회 직원들에게 등 떼밀려 마지 못해 단상 앞으로 나섰지만 주변에 의원들이 많아 다소 어색해하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장재근 육상대표팀 감독 겸 대한육상연맹 이사가 사회를 보고 체육인들의 영상 축하메시지 상영,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꽃다발 증정 등으로 비교적 간결하게 진행됐으나 일부 체육인들은 신임 회장의 '매머드급 취임 행사'에 '기대 반,우려 반'의 시선을 보냈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취임 행사가 거창한 걸 보면 그만큼 힘있는 회장이 왔다는반증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체육회장 취임식이 체육인들의 소박하지만 진심어린 축하 속에 진행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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