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4 15:48
수정 : 2005.03.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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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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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4세6개월의 가녀린 소녀, 111년 목마름을 일시에 해갈하다" '은반의 요정' 김연아(15.도장중)가 한국 빙상 100년사에 길이 남을 큰 획을 그었다.
김연아는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키치너에서 벌어진 2005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10.26점을 획득, 이틀 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에 그친 부진을 만회하고 종합 점수 158.93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마지막 출전자인 라이벌 아사다 마오(종합점수 179.24점)만을 남겨놓은 시점까지 1위를 달리며 금메달 기대를 부풀렸으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아사다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9월 국제빙상연맹(ISU) 2차 주니어 그랑프리피겨대회에서 한국피겨 사상 국제대회 첫 우승의 쾌거를 달성한 뒤 4차 그랑프리 준우승,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의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이번 메달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하지만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가 차세대 유망주들이 총출동하는 주니어급에서가장 큰 무대인지라 첫 출전하는 김연아가 부담감을 이기고 과연 실제로 메달을 걸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교차했던 것도 사실. 김연아는 하지만 이번 대회를 대비해 지현정 코치 밑에서 하루 6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갈고 닦은 비장의 무기 '트리플트리플(3회전 점프를 연속해서 하는 기술)'을 내세워 값진 은메달을 수확, 기대에 확실히 부응했다.
만약 규정종목격인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도중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메달 색깔이 바뀔 수도 있었던 일. 김연아는 7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뒤 `피겨신동'으로 불리며 중.고교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대회 우승을 독차지한 '될성 부른 떡잎'. 피겨 선수로는 타고난 156㎝, 38㎏의 신체조건에 점프력과 표현력이 뛰어난데다배운 것을 쏙쏙 흡수하는 3박자의 장점을 갖춰 좀 더 성장해 원숙미만 가미된다면시니어 무대에서도 대성할 선수라는 것이 한결같은 평가이다.
한편 국내에 피겨가 도입된 지 111년만의 세계선수권 첫 메달 소식을 접한 빙상계는 그야말로 흥분과 기대로 술렁이고 있다.
조성만 전 피겨 후보 선수단 선임코치는 이번 메달은 한국 빙상 100년 역사에길이 남을 최고의 사건"이라면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우승과 준우승, 그랑프리파이널 준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 메달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간 모든 것을 해낸 김연아가 대견스럽다"고 감격해했다.
조 코치는 이어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면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 시니어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내 피겨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치상 대한 빙상연맹 부회장 역시 "'동계스포츠의 꽃'인 피겨 스케이팅에서의메달 획득으로 한국 동계 종목에 대한 세계의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면서 "여세를 몰아 오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김연아에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한국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는 각 종목의 고른 경기력 없이는 성사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동계종목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피겨에서 나온 이번 메달로 다른 종목과 다른 선수에게까지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미치리라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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