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4 17:48
수정 : 2005.03.04 17:48
SKT 그랑프리 여자플뢰레 단체 2위 이끌어
8년간 프랑스서 활동‥ 목표는 베이징올림픽 메달
“기본에 충실하면서, 응용력을 키우는데 역점을 두겠다.”
지난달 27일 열린 에스케이(SK)텔레콤 그랑프리 펜싱대회에서 한국 여자 플뢰레 단체전 2위를 이끈 이성우(36·사진) 코치의 의욕이 뜨겁다. 그는 1997년 “좀 더 근원적인 것을 알고 싶어” 프랑스로 건너갔다가 2월 한국팀 코치로 부임한 국제통 지도자다. “봉주르(안녕)라는 말도 몰랐다”지만, 이제는 능통한 프랑스어 실력, 국제적 감각, 체계적인 이론을 갖춘 한국 펜싱계의 재원이다. 에스케이텔레콤 대회에서는 이탈리아·독일 등 강호를 물리쳐 여자 플뢰레 단체팀의 국제랭킹을 15위에서 9위로 올렸다.
4일 만난 이 코치의 훈련 철학은 ‘재미있는 펜싱’, ‘생각하는 펜싱’이다. “선수들은 대개 기술적으로 일정수준에 와 있다. 그러나 세계 5강 안에 들기 위해서는 기술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그게 바로 생각의 힘이고 경기 운영 능력이다.”
이 코치는 6명의 대표선수들에게 틈틈히 유럽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를 틀어주고, 장점과 단점을 적어내라고 한다. 그런 훈련을 처음받는 선수들은 당황했지만, 학습을 통해서 왜 특정 동작을 취하는지, 그 동작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되묻기 시작했다. 팀워크와 동료애를 강조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코치의 장기 목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달이다. 단기적으로는 올 가을 독일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내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활약이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는다. “펜싱은 빠른 경기지만 빠르기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불리한 상황도 유리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생각하는 펜싱’을 하도록 할 것이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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