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9 18:03
수정 : 2005.03.09 18:03
중거리 뛰다 전향‥ 3년 묵은 한국신 깨
“달려도 달려도 지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정말 내가 마라톤을 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8일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육상단 운동장에서 만난 이은정(사진)은 마라톤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일본 이누야마시에서 열린 이누야마 하프마라톤(21.0975㎞)에서 1시간11분36초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마라톤 유망주. “20여㎞ 달렸을 때 감독님이 한국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짜릿했고 그 때부터 더 스퍼트를 했죠”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여자 마라톤은 실업선수 전부를 합쳐도 20명 안팎일 정도로 선수층이 얇다. 그가 깬 기록이 2002년 전국체전에서 세워진 3년 묵은 기록이었던 것도 그런 탓이 크다. 그도 처음부터 마라톤 선수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800m ,1500m를 뛰던 중거리 선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찾아온 극심한 슬럼프 때문에 첫 실업팀이었던 충남도청에서 잠시 장거리로 외도했다가 마라톤의 맛에 빠졌다. 그리고 아예 전향했다.
올해 나이 24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를 전성기로 보는 마라톤에서 한창의 나이다. 그는 누구나 그렇듯이 올림픽 금메달이 꿈이다. 하프 마라톤에 주력하는 것도 올림픽에 훈련의 초점을 맞춰놓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다카하시 나오코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운동을 즐겁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부러웠다고 한다. 이은정은 다카하시가 인터뷰 장면에서 운동이 즐겁다며 밝게 웃는 모습이 부럽고, 가장 닮고 싶은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기흥/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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