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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누나 하은주 일본대표 후보에 |
꺽다리 농구 가족 하동기(47·2m5)씨 일가가 각기 다른 농구 행보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3년 때인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때 국가대표 센터로 참가한 바 있는 하씨의 아들 승진(20·2m23·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은 한국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해 최근 두 경기 연속 출전하는 등 출장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승진의 누나로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은주(22·2m2·샹송화장품)는 일본여자농구대표 후보에 선발됐다.
일본농구협회는 하은주 등 35명의 여자대표 후보를 발탁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하은주는 아직 12명의 정식 일본여대표팀으로 선발되지는 않았지만, 후보에 오른 만큼 일본 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있다.
하은주는 중학교 때 무릎부상 뒤 큰 수술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가 재활에 성공했고, 2003년 일본인으로 귀화해 샹송화장품 센터로 뛰고 있다. 당시 대한농구협회는 하은주의 국내 복귀 길을 열어두기 위해 일본까지 건너가 귀화를 재고할 것을 요청했으나 본인의 뜻을 꺽지 못했다. 하은주는 국내에서 선수를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술을 받았을 때 주위의 무관심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일본에 건너가 재활에 성공하면서 귀화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은주가 일본 여자대표가 되면, 나중에 한국 국적을 회복하더라도 한국 대표로 뛸 수 없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조승연 전무는 “한국 여자농구가 1984년 엘에이 올림픽 이후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은 키가 큰 대형 센터가 없는 게 한 요인이었다”며 “하은주가 일본 대표팀 선수가 된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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