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16 18:36
수정 : 2005.03.16 18:36
무릎 부상 불구 1·2차전 악착수비 이끌어
축포가 터졌을 때 우리은행 조혜진(32)은 코트에 있었다. 박명수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그를 코트로 올려 14년 동안의 수고에 고마움을 보냈다. “조혜진, 조혜진” 팬들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작은 감동의 순간이었다.
서울영등포초교 6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해 21년 동안의 선수생활 가운데 14년을 우리은행(상업, 한빛은행 포함)에서 뛴 터줏대감 조혜진. 성실파로 소문난 그는 정확한 외곽포와 탄탄한 수비를 뽐냈다. 2003 겨울 정규리그에서는 30살의 나이로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박명수 감독은 “그가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칭찬했다.
조혜진은 국민은행과의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지만 무릎보호대를 차고 챔피언 1·2차전까지 나서 힘을 보탰다. “이번이 내가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후배들을 독려했고, 후배들은 떠나는 그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모두 후배들 덕”이라며 공을 돌린 조혜진은 춘천 한림성심대학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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